CJ대한통운, APL로지스틱스 인수 등 검토…성사여부는 미지수
입력 2014.10.22 08:30|수정 2015.07.22 14:22
    거래규모 6000억~8000억원대…매각측, IPO등 여러 대안 마련
    • [10월16일 15:3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CJ대한통운이 싱가포르의 대형 3자 물류회사인 APL로지스틱스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60개국에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회사다.

      진행될 경우 약 6000억~8000억원의 규모의 대형 M&A에 해당된다. 그러나 경쟁입찰 등의 일반적인 매각 절차를 통해 거래가 그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16일 CJ대한통운은 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 APL Logistics와 관련하여 전략적 제휴, M&A 등을 포함하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APL로지스틱스는 싱가포르 국영선박회사인 NOL(Neptune Orient Lines)의 자회사다. NOL은 지난 1997년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인 8억25000만달러 들여 미국 해운업체인 아메리칸 프레지던트 라인(American President Linesㆍ이하 APL)을 인수, 태평양 연안에서는 최대 규모의 선사가 됐다. 이때 APL과 같이 딸려 NOL에 인수된 종합물류회사가 바로 APL로지스틱스였다.

      현재 APL로지스틱스는 전 세계 60개국에 거점을 갖춰 자동차, 소비재, 전자제품 등 각 분야에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회사가 된 NOL은 지난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약 100억달러에 달하는 M&A(독일선사 하파그로이드) 등을 추진할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취해 왔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 이어 지난 몇년간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NOL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ㆍ계열사 매각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다. APL로지스틱스도 그 중 하나의 방안에 해당된다. 

      APL로지스틱스의 2013년말 상각전 이익(EBITDA)은 약 7400만달러 (한화 약 800억원)수준.

      로이터(Reuter)등 외신에 따르면 매각측은 약 10~12배의 배수(EBITDA Multiple)을 적용해 7.5억~9억 달러 가량의 매각가격을 받기 희망한다. 반면 인수후보들은 6억 달러 정도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 CJ대한통운이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몇가지 변수가 있다.

      일단 NOL이 APL로지스틱스에 대한 '매각'을 확정 지은 상황이 아니다. APL로지스틱스에 대해 NOL이 지난 8월20일 밝힌 공식입장은 "전략적 포지셔닝과 실적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는 NOL의 물류사업부문을 분리해 매각하거나 또는 IPO하는 방안도 포함된다"는 정도다. (원문 = These include condsiderations of a potential sale or intial public offering and listing of its logistics business as a separate, stand-alone unit from NOL.)

      결국 반드시 매각하겠다는게 아니라, 최대 현금확보가 유리한 방안을 고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매각자-인수자간의 가격 간극이 크다면 굳이 매각을 진행하기보다 싱가포르 증시 상장(IPO)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의 입장도 마찬가지.

      인수의지만 확실하다면 내부 보유현금과 시장조달, 그리고 스틱인베스트먼트ㆍ 국민연금과 맺은 코퍼레이트파트너십 사모펀드(PEF)등을 통해 인수자금 마련은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 부재 상황에서 이만한 규모의 크로스보더 M&A에 대한 결정을 내릴지, 또 그만한 비용을 들일만큼 시너지가 확실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오너가 확실한 기업일수록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사이즈가 큰 딜은 거의 진행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 APL로지스틱스 인수는 현재까지는 CJ대한통운 내부적인 검토 수준이며, 지주회사에도 간단한 수준의 보고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