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뿔난' 투자자 달래기 나섰지만…
입력 2014.10.28 09:00|수정 2015.07.22 09:25
    [Weekly Invest]
    중간배당·배당확대 의사 밝혀
    배당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역풍 우려
    • [10월26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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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신형 세단 아슬란(자료=현대차)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뿔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주가가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가 '배당'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배당 소식에 투자자들은 반색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없어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차 주가가 연일 하락 중이다. 지난달 18일 한전부지 매입에 10조5500억원을 써낸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하향세가 이어졌다. 한전부지 매입가 발표 전날 21만8000원 하던 주가는 연일 하락해 한때 15만원 선으로 내려앉았지만, 지난 23일 배당 소식에 일시 반등해 24일에는 전일 보다 1500원(0.88%) 오른 17만2500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현대차 주가만 빠진 것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도요타·폴크스바겐·GM 모두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내년도 중국을 비롯한 유럽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주가도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주가도 이런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과 무관치 않지만, 이외에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차 주가 하락의 주원인을 현대차 한전부지 매입에 두고 있다. 현대차의 한전부지 매입 발표가 난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주가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견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의 현대차 주가하락은 투자자들의 실망감의 표현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현대차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견해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보통 도요타 리콜 발표가 나면 일시적으로라도 현대차 주가가 오르지만, 이번 도요타의 에어백 리콜 발표 때는 주가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며 "현대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큰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2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더불어 영업이익률도 9% 수준에서 7%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시장에서 현대차 실적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지분 매입이 거론 된 점도 투자자들에겐 부정적인 요소다. 기관투자자들은 한전부지 매입과 GE캐피탈 지분 인수 등 지출 계획만 나오는 현 상황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에 현대차는 급하게 투자자들 마음 잡기에 나섰다.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투자자들 대상으로 배당 확대와 중간배당을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확한 배당규모와 중간배당 시기에 대해서는 밝힌 바는 없다.

      현대차 배당 소식에 주가도 일시 반등했다. 기관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수준이 저점으로 보이나, 단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주가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배당확대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중간배당 여부가 불확실할 경우 투자자들의 허탈감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가 배당을 시행한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규모에 대해서 논란이 일 수 있다"며 "뿔난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랠 정도의 배당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