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소수지분 매각, 정부 고심했지만 ‘오리무중
입력 2014.10.29 08:40|수정 2014.10.29 08:40
    [Weekly Invest]
    다양한 투자 유인책 마련에도 얼마나 효과 있을지 미지수
    처음 시도되는 구조·예정가격·콜옵션 행사가격 등 변수
    • [10월26일 09: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정부가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 성공을 위해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처음 시도되는 방식인 만큼 매각 성공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하는 눈치다.

      지난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소수지분 매각에 대해 논의했다. 매각공고에 앞서 세부 사항을 결정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 지분(56.97%) 중 경영권 지분(30%) 매각공고는 지난달 30일 실시됐고, 소수지분(26.97%)은 오는 27일 매각공고가 진행된다.

      정부는 소수지분 중 약 18%를 우선 매각한다. 소수지분 인수자에겐 1주당 0.5주의 주식을 더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이 주어지는데, 이에 대비해 지분의 3분의 1을 남겨두는 것이다. 콜옵션은 투자 유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의견을 반영해 부여하기로 했다.

      콜옵션과 주식의 분리양도는 허용된다. 주식에 콜옵션이 붙은 형태의 투자가 생소하다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한편, 투자회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지분 인수 후 1년간 콜옵션 행사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큰 부담은 아니라는 평가다.

      주식 매각 시 콜옵션도 소멸되지 않는다. 정부는 투자자가 지분 인수 후 너무 빨리 주식을 매각하지 않도록 콜옵션을 소멸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백지화했다.

      정부로선 소수지분 매각이라는 최소한의 성과라도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3조원에 달하는 거래 규모, 유효경쟁 성립 여부 등 불가피한 난관이 있는 경영권 지분은 매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소수지분 매각은 투자 유인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숱한 검토와 의견 청취를 거쳤다.

      이렇게 마련된 방안에 대해선 정부가 소수지분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가 많다. 기관투자가들도 콜옵션 부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매각 성공 가능성은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거래 관계자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에 콜옵션까지 부여하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예상하기 어렵다”며 “여러 장점이 있는 만큼 매각이 잘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있는 한편, 익숙하지 않은 구조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은 프리미엄이 높은 순서대로 매각하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가능하지만 이는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경우다. 최근 은행 주식의 매력도는 상당히 낮아져 있다.

      정부가 정한 예정가격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예정가격이 높으면 투자자의 참여가 적어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규모가 줄어든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정부는 과거 KT와 파워콤 등 보유 지분을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려 했지만 높은 예정가격으로 인해 일부만 매각되거나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정부는 콜옵션 행사 가격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일정 기간 동안의 주가를 가중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향후 우리은행 주가 상승 전망이 밝지 않다면 콜옵션이 큰 장점이 될 수 없다. 경영권 지분 매각이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이번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최선을 다했지만 현 시점에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수지분이 모두 매각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지분이 얼마나 팔려야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