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해묵은 해외 M&A '공수표'…이번엔 현실화할까
입력 2014.11.05 09:00|수정 2014.11.05 09:00
    2006년에도 '해외 M&A로 경쟁력 확보'…현실은 계열사 기반 성장
    지속 성장 담보 위해선 M&A로 IT서비스 경쟁력 키워야
    • [11월04일 17:0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기업공개(IPO) 공모 절차가 진행중인 삼성SDS가 본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설 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삼성SDS는 글로벌 IT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해외 M&A 방침을 꾸준히 밝혀왔지만 현실화한 적은 없었다.

    • 삼성SDS는 이번 상장에서도 '글로벌 선도기업 도약'과 '국내외 M&A 본격 시동'을 기치로 내걸었다. '삼성전자 의존'이라는 삼성SDS의 사업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M&A 방침이 공수표가 돼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삼성SDS 리서치아메리카'라는 조직을 만들고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이 센터의 주요 업무는 첨단 IT기술의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적 기회를 위한 M&A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최근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설명회(IR)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SDS는 구체적인 M&A 타깃이나 시기 등을 특별히 정하진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및 글로벌 IT솔루션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나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S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글로벌 대형 M&A를 언급해왔다. 국내 시장, 특히 계열사 대상 사업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느꼈던 까닭이다. 김인 전 사장은 2006년 '4년 뒤 세계 톱10 진입'을 외치며 해외 현지 업체와 M&A를 통해 회사를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공식화했다. IBM·엑센추어 등 글로벌 선두주자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지목하고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삼성SDS는 글로벌 M&A와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어려운 길보단 삼성전자의 등에 업혀 회사를 키우는 쉬운 길을 택했다. 삼성SDS가 인수 혹은 합병한 기업 중 글로벌 ICT 역량을 키우기 위한 대형 M&A는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SDS는 2010년 이후 계열사 중 관련 업무를 영위하고 있는 삼성네트웍스와 삼성SNS를 합병했고, 4자 물류(4PL) 전문회사인 이엑스이씨앤티를 인수·합병했다. 현재 삼성SDS 해외 매출의 대부분은 삼성전자 해외 물류IT서비스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SDS에 IBM같은 글로벌 ICT서비스 회사들과 경쟁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이다. 한 IT담당 연구원은 "삼성SDS의 IT서비스 부문은 IBM 등 시장 선도 사업자와는 실적과 기술력에서 격차가 있다"며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인도의 사업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샌드위치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SDS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기술력 확보를 위한 M&A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 내 물류IT 인프라 구축이 끝나는 2016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이 담보되려면 글로벌 ICT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SDS 상장 공모에 대한 시장 반응이 뜨거운 건 삼성전자를 기반으로 한 물류 부문 성장 계획이 구체적인 까닭"이라며 "IT서비스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전처럼 해외 M&A 방침이 공수표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