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불씨만 몇번째…좀처럼 타오르지 않는 G3 열기
입력 2014.11.06 08:31|수정 2014.11.06 08:31
    [내우외환 스마트폰 제조사]
    LG전자, 단통법 시행 첫 주 만에 점유율 9.1%포인트 감소
    4분기 아이폰6 출시로 글로벌 경쟁 심화
    • [10월22일 10: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스마트폰이 위기에 봉착했다. 신제품을 내 놓은 애플은 건재했다. 중국산 스마트폰도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으며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선 통신시장의 거품을 뺀다는 취지에서 단통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단통법은 국내 통신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단말기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침체에 직면한 국내 3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악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LG전자 모바일 사업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아이폰6 출시 등 국내외 악재에 직면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여전히 1% 이하로 머무르고 있다. 'G3'로 살린 스마트폰 실적 개선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견해다.

    •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G3' 판매호조를 바탕으로 영업이익 859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G3 세계 판매량이 300만대(2분기 90만대)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실적도 대체로 양호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LG전자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에선 단통법이, 해외에선 아이폰6 출시가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통법 시행에 대해선 업계 내에서도 시각이 갈렸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선 휴대폰 가격이 비싸게 느껴져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이는 LG전자 수익성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판매량 비중은 8%로 삼성전자(5%)보다 높다. 국내 판매량 비중이 삼성전자에 비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LG전자가 입는 피해가 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단통법이 LG전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기본적으로 수출 위주 회사로 해외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또한 단통법이 시행된 지 보름 만에 개정 논의가 나오는 등 단통법이 지속될 수 있을 지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애플의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 출시가 LG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단통법보다 클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다. 세계 시장에서 아이폰6가 선전함에 따라 LG전자는 G3 판매량에 영향을 받거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는 출시 이후 첫 주말 동안에 1000만대 팔리는 등 판매호조다. 중국 대기 물량만 2000만대인 상황이다. G3로 살린 스마트폰 불씨가 아이폰6 출시로 꺼질 수 있다는 우려다. 3분기까지는 G3 호조로 실적이 양호하겠지만, 아이폰6의 영향이 나타날 4분기부터는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G3의 호조로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는 아이폰6에 대항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로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LG전자는 중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LG전자의 중국 내 비중은 여전히 1%대다. 중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던 삼성전자도 최근 중국 업체에 점유율을 많이 뺏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LG전자가 향후 중국시장 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G3로 잡은 기회를 이어가기 위해선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국내 규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브랜드 파워를 갖춰야 하고 G3와 같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북미·유럽 등 선진국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브랜드 파워를 갖춘 뒤, 점차 중저가 브랜드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