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존' 삼성 '각자도생' LG…부품사 '명암' 갈려
입력 2014.11.07 08:36|수정 2014.11.07 08:36
    삼성SDI·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상반기 실적 하락
    삼성 부품사 "삼성전자 의존도 낮추기 위해 노력 중"
    • [10월31일 08: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과 LG의 전자부문 부품사간 ‘명암’이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중심의 매출구조를 가진 삼성은 실적이 하락세인 반면, 홀로서기에 나선 LG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 부품사들도 더는 삼성전자만 바라볼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 부품사의 계열사 간 매출액 비중은 50%를 넘는다. LG 부품사의 계열사 간 매출액 비중이 30% 안팎인 것과 비교해서 상당히 높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99%가 계열사 매출이다. 이외에 삼성전기는 전체 매출액의 60%, 삼성SDI는 53%를 계열사 매출액에 의존하고 있다.

    •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삼성전자 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악화를 기록하자 부품사들의 실적도 꺾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2012년과 지난해에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반기에는 744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639억원 하던 영업이익이 올해 반기에는 363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SDI도 2012년 1868억원하던 영업이익이 2013년과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LG는 다른 상황이다. 계열사 간 매출액 비중이 삼성의 부품사보다 상당히 낮다. LG이노텍의 경우 올해 상반기 계열사 매출액 비중이 34% 수준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도 전체 매출액의 28% 만이 계열사 매출이다.

      실적에서도 LG전자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와 2012년을 제외하곤 2010년 이후 적자를 이어갔지만,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이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2011년을 저점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1년에는 66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15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이 꾸준히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도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2011년 9000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매년 꾸준히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LG전자의 호실적과 맞물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우산 아래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각 계열사 간 의존도가 높아졌다. 반면 LG는 LG전자의 부진 속에 각 계열사가 생존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일변도의 지나친 의존은 독이 돼서 돌아오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부진이 삼성의 전자부문 동반 실적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LG는 각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이룬 상황에서 LG전자 실적이 좋아지자, 그 효과가 배가 되고 있다.

      삼성 전자부문의 지나친 삼성전자 의존도는 이미 수년전부터 지적돼 왔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 경영진에게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 모바일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하라고 조언했지만, 이를 탈피하고자 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며 “어느 정도 대비 할 시간이 있었지만, 손 놓고 있는 꼴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부품사도 더 이상은 삼성전자만 믿을 수 없는 분위기다.

      삼성SDI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고는 있으며, 대형 전지 쪽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으나 실제 수익이 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고 중화권 업체들에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시일 내에 사업다각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부품사의 제조 역량을 감안했을 때, 고객다변화 및 사업다각화를 이루는데 역량이 부족하진 않지만, 단시일 내에 이를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