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0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연기됐던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가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중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IPO 주관사단은 최근 모임을 갖고 상장 추진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12년 10월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KDB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씨티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 등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당초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상반기 상장작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수익성이 악화해 상장을 보류했다. 회사는 주관사단과 협의를 통해 시장 상황 및 적정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고려해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장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주관사단과 협의를 통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SK그룹의 중간지주격 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SK에너지·SK종합화학·SK루브리컨츠·SK인천석유화학·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5곳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재추진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악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정유 및 석유화학의 업황 악화로 실적이 급감했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502억원, 당기순손실 230억원의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핵심 자산의 경쟁력 강화 및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SK유화를 SK케미칼에 29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만약 SK루브리컨츠가 상장하면 공모 과정에서 일부 구주 매출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관사단에서 현재까지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간 것은 아니다"며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추이를 고려해 볼 때 SK루브리컨츠의 상장과정에서 신주발행보다는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의 실적도 회복세다. SK루브리컨츠와 같은 윤활유 업체의 수익성은 윤활기유-벙커C유 스프레드(가격차이)의 영향을 받는다. 당초 이 스프레드가 좁혀지면서 마진이 줄며 수익성이 급감한 바 있다. 다만 현재 국제 유가가 꾸준한 하락세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마진율 또한 회복 추세에 있어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루브리컨츠의 매출액은 3조227억원, 영업이익은 155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 1조7479억원, 영업이익은 1419억원을 기록해 회복세가 뚜렷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친환경 규제로 인해 고효율 윤활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SK루브리컨츠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