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국내 맥주3사, 이번엔 올몰트(All Malt) 재격돌
입력 2014.11.18 09:00|수정 2014.11.18 09:00
    [Weekly Invest]
    롯데 클라우드 이어 오비도 '맥아 100%' 신제품 선보여
    원조 올몰트 하이트진로 맥스 투트랙 전략
    • [11월16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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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오비맥주 '더 프리미어 OB', 하이트진로 '맥스', 롯데주류 '클라우드'

      악성루머와 압수수색, 과장광고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국내 맥주업계가 이번엔 올몰트(All Malt)로 다시 한 판 붙는다. 롯데 클라우드가 불을 지핀 올몰트 맥주에 오비맥주가 신제품을 출시, 맞불을 붙였다. 원조 올몰트 맥주 '맥스'의 하이트진로는 생맥주와 스페셜 홉 시리즈 투트랙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몰트는 발아된 맥아(麥芽)로 맥주 양조 시 특수한 색과 풍미를 준다. 어떤 몰트를, 그리고 그 몰트를 얼마나 많이 넣느냐에 따라 맥주의 브랜드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몰트 맥주는 맥주 3대 원료인 맥아, 홉,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100% 보리 맥주로, 맥주 본연의 풍부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기린의 '이치방시보리', 산토리의 '더프리미엄몰츠' 등 일본 올몰트 맥주가 들어오면서부터 국내 소비자들도 올몰트 맥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지난 2002년 당시 하이트맥주가 '프라임'을 출시한 것이 국내 첫 올몰트 맥주의 시작이다. 하이트진로는 2006년에 프라임의 맛과 향, 가격을 조정한 '맥스'를 출시했다. 그리고 뒤 이어 2011년 오비맥주가 OB브랜드의 부흥을 알린 OB골든라거를 출시하며 올몰트 맥주 대열에 끼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올몰트 맥주 열기는 지난 4월 다시 불 붙기 시작했다. '오비-하이트' 양강 구도였던 국내 맥주업계에 롯데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것이 올몰트를 앞세운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출시 6개월인 10월말 현재 6000만병 이상이 팔렸다. 롯데주류는 장기적으로 클라우드를 앞세워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을 27%까지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오비맥주가 맞불을 놨다. 3년만에 OB브랜드의 리뉴얼을 한 올몰트 맥주 '더 프리미어 OB'를 11일에 출시, 14일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매장을 통해 본격 판매하기로 했다. '더 프리미어 OB'는 장기숙성공법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OB골든라거에 비해 숙성기간(24일)을 3배 늘려 맥주의 진한 맛과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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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정통 독일식 올몰트(All Malt) 맥주 '더 프리미어 OB'를 공개했다(제공=오비맥주)

      오비맥주는 '더 프리미어 OB' 론칭 행사 직전까지 관련 정보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보안 유지에 철저했던 것은 그만큼 국내 맥주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증이다. '더 프리미어 OB'의 판매목표는 2017년까지 1000만상자이다.

      원조 올몰트 맥주를 출시했던 하이트진로는 올몰트 생맥주 시장에선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스 생맥주 실적이 작년에 비해 7%가량 성장하고 있다"며 "그와 더불어 2009년부터 매년 한정 판매 중인 스페셜 홉 시리즈를 통해 가정용 판매에도 신경을 써 올몰트 맥주 1위를 수성하겠다"고 밝혔다.

      올몰트 맥주 시장의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2조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올몰트 맥주 시장 비중은 현재 10% 정도이다. 업체별로는 하이트진로 '맥스'가 6~7%, 롯데주류 '클라우드'가 2%, 오비맥주 'OB골든라거'가 1%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맥주업계가 진한 맛의 올몰트 맥주를 주력 상품으로 내 놓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는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관세청의 품목별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맥주 수입량은 8만9397톤, 수입액은 8412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 18%,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은 8만879톤, 수출액은 5,312만 달러에 그쳐 맥주 수입량이 처음으로 수출량을 앞질렀다. 최근에는 수입맥주의 활발한 마케팅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일부 수입 맥주들이 국산 맥주보다 가격이 저렴한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기존에 친숙한 일본, 미국, 네덜란드 맥주에서 진한 맛의 독일 맥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거기에 대형 주류회사가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으로 만든 크래프트 맥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이 같은 인기에 발 맞춰 크래프트 맥주 판매를 늘리는 추세다.

      국내 맥주업계도 당장 매출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올몰트로 대변되는 '진한 맛'의 맥주를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맥주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개인화하면서 회식으로 대변되는 '소맥' 문화도 언제까지 유지될 지 불확실하고, '소맥'의 재료가 인식되는 국산 맥주도 언제 외면 받을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기고 있다"며 "국내 맥주업계의 올몰트 맥주 경쟁도 국내 주류 문화의 변화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