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공모가, 계산 방식 따라 PER 60배 '고평가 논란'
입력 2014.11.19 09:00|수정 2014.11.19 09:00
    일시적 이익 제외하면 연환산 순이익 800억원대
    삼성생명 지분가치 4조 등 감안해 EV/EBITDA로 가치평가
    "할인율 높여 시장 눈높이 좀 더 맞췄다면…" 지적도
    • [11월13일 15:2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고평가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계속사업이익 대비 공모가를 주가순이익비율(PER)로 따지면 최대 60배로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 제일모직이 제시한 공모희망가 밴드는 4만5000~5만3000원이다. 제일모직은 패션·건설·레저·급식 사업부별로 상각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통해 각각 영업가치를 산출하고, 여기에 자산가치를 더해 6조~7조1550억원의 기준 시가총액을 뽑아냈다.

      제일모직이 EV/EBITDA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4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보험 지분(19.34%) 가치를 반영하려면 EV/EBITDA 방식이 적합한 까닭이다.

      다만 제일모직의 낮은 수익성을 고려하면 자산가치가 반영된 지금의 공모가는 시장의 다른 주식에 비해 비싸보인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제일모직의 올 3분기 말 기준 주당 순이익은 4055원으로, 이를 연환산하면 5406원이 된다. 이를 공모희망가 밴드에 대입하면 PER 8.3~9.2배로 코스피 평균 PER 10배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엔 올 초 매각한 건물관리부문 중단영업이익 3634억원이 포함돼있다. 이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제일모직의 3분기 말 순이익은 657억원으로 계산된다. 이 순이익을 연환산하면 877억여원이 되고, 주당 순이익은 827원 수준에 머문다. 이를 공모희망가 밴드에 대입하면 PER은 54~60배로 치솟는다.

      제일모직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 중 이정도의 PER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기업은 없다. 패션 부문 유사기업은 PER이 10~15배 수준으로 형성돼있고, 급식 부문 유사기업들의 평균 PER이 20배에 가깝다. 레저부문의 외국 기업들도 모두 PER 20~30배 사이에서 주가가 형성돼있다.

      물론 제일모직의 가치를 수익성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이라는 4조원대 투자자산과 가격산정에 아예 반영하지 않은 대규모 부동산(장부가 9100억여원)을 용인 근교에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그룹 3세들이 상당량 지분을 들고 있는 지배구조 중심기업'이라는 무형가치가 더해진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배당이 없어 배당성향을 파악하기가 곤란한 데다 기업의 덩치에 비해 자체 현금창출력이 크지 않은 점을 좀 더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준 시가총액에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시장과의 눈높이 차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내달 10~11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받고 12월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