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움직임 부담”
입력 2014.11.21 08:26|수정 2014.11.21 08:26
    유효경쟁 성립 불투명하지만 中 기업 참여는 껄끄러워
    한·중 관계 악영향 및 정보 유출 가능성 우려
    • [11월20일 15:1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된 적이 있는 인수후보는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의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움직임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20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회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은 맞다”며 “국내에서도 중국과 관련한 이슈가 많이 부각되고 있어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효 경쟁 성립 여부를 예상할 수 없지만 매각이 무산될 경우의 대책에 대해 논의할 시점도 아니다”며 “경영권 매각에 장애가 많지만 결국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소수지분(26.97%)의 경우 일찍부터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였고 콜옵션까지 부여함에 따라 매각이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영권(30%) 매각 전망은 밝지 않다.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대신 참여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경영위원회에 위임해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음과 동시에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발을 빼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최근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Wordorf Astoria) 호텔을 약 2조원(19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며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했지만 현재는 우리은행 인수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금융 규제가 많고 외국계 자본에 대한 반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효경쟁 성립 여부를 걱정해야 할 처지지만 정부는 중국 기업이 인수후보로 거론되는데 대해선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관계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는 등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이다. 정부로선 자칫 중국 자본에 대한 차별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안방보험그룹의 설립자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다.

      중국에 대한 정보 유출 우려도 있다. 중국 자본들은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는데 그 때마다 기술 및 정보 유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비중이 높아 기업 정보 유출 가능성이 우려된다.

      현재로선 대형 금융지주라는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인수 후보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자연스레 다른 방안을 모색할 시간을 벌 수 있고 중국과 관련한 부담도 덜게 된다. 정부는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교보생명이 입찰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것은 결국 정부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