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 매각 프로젝트에 도시명…KT렌탈은 '울산'·캐피탈은 '천안'
입력 2014.11.24 09:01|수정 2015.07.22 15:10
    [Weekly Invest]
    KT렌탈과 울산은 자동차 산업, Capital과 Cheonan은 첫 글자 공통점
    프로젝트명에 관련성 있는 도시 이름 붙이는 기조 이어질 듯
    • [11월23일 08: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그룹이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한 가운데 각 매각 프로젝트에 ‘울산’과 ‘천안’이라는 국내 도시 이름을 붙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0일 진행한 KT렌탈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20여 곳의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숏리스트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KT캐피탈 매각 예비입찰도 지난 18일 진행됐다.

      KT는 이번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지칭할 프로젝트명을 정했다. KT렌탈 매각 프로젝트 이름은 '울산, KT캐피탈 매각 프로젝트 이름은 '천안'이라고 붙였다.

      KT렌탈 인수후보 한 관계자는 “지난달 KT에서 발송한 티저레터(Teaser letter)와 투자안내서(IM)에 설정된 패스워드에 ‘ulsan’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프로젝트 이름을 알게 됐다”며 “KT와 울산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프로젝트 이름에 관심을 보이며 결정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냈다.

      일부는 KT렌탈 인수전에 참여하며 '울산에 간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KT그룹 사정에 밝은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T그룹은 최근 주요 프로젝트에 국내 도시 이름을 붙이는 분위기”라며 “KT렌탈이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 도시인 울산을 프로젝트명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의 국내 공장(울산·전주·아산) 중 가장 큰 공장이 있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이 몰려있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 산업 도시다. KT렌탈 역시 10만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다.

      KT캐피탈은 KT렌탈과 달리 사업적 연관성이 아니라 단어의 영어 첫 글자가 같은 곳을 선택한 경우다. IB 업계 관계자는 “KT캐피탈(Capital)의 영문 첫 글자인 ‘C’가 들어가는 도시 중 한 곳인 천안(Cheonan)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종종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보안 유지를 위해 별도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KT 역시 2011년 자회사인 러시아 연해주 통신사업자 NTC(New telephone company)를 매각할 당시 ‘마샬’이라는 프로젝트명을 붙인 바 있다. 당시 매각주관도 CS가 담당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는 ‘아이보리’라는 이름을 쓴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KT그룹은 과거 프로젝트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즉흥적으로 짓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도시 이름을 고르되 KT렌탈·캐피탈 사례처럼 산업적 연관성이 있거나 첫 글자가 같은 곳을 선정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