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우리은행 입찰 참여 결정 또 유보
입력 2014.11.25 15:58|수정 2014.11.25 15:58
    18일 이사회 이어 25일 경영위원회에서도 결론 못내
    • [11월25일 15:5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한 결정을 또다시 유보했다.

      25일 교보생명은 경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예비입찰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18일에도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입찰에 참여할 것인지 논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에 결정권을 위임한 바 있다. 이후 내부적으로 몇 차례 격론을 거치며 의견을 조율했고 당초 27일로 예정했던 경영위원회 일정도 앞당겼지만 결론 도출엔 실패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 논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입찰일 전에 회의를 다시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장고에 빠진 이유는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은 있지만 얻을 것이 많지 않고, 그나마 인수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업이 침체되고 시너지 효과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조원을 지불하기는 부담스럽다. 작은 회사가 더 큰 회사를 인수하는 점이나 은행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

      정부는 은행 매각 시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시 해왔는데, 신창재 회장이 개인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인수할 경우 은행을 개인의 영향력 아래 두게 된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외국 투자자와 손 잡을 경우에도 해외 자본의 은행 인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예상된다.

      금융주력자 판정 등 은행법 상의 까다로운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경남·광주은행 매각 당시 컨소시엄 참여자 모두가 금융주력자여야 한다는 선례를 남겼다.

      설사 이러한 우려를 모두 감수한다 치더라도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 매각은 무산된다. 국내 인수 후보가 보이지 않고, 해외 투자자 역시 국내 은행 규제 및 해외 자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감안하면 입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교보생명으로선 진행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딜에 뛰어들어 비판 섞인 시선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교보생명은 마지막까지 다른 후보들의 동향과 정부의 의중을 파악하는 등 눈치작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