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출신서 '삼성맨'으로 수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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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01일 11:0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증권 사령탑이 김석 사장에서 윤용암 현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교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난조와 연관된 인사라는 분석이다.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에서 그룹 내 요직을 거친 삼성맨으로 수장이 바뀌게 된 삼성증권의 내년 행보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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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 삼성증권 사장(왼쪽)과 윤용암 삼성증권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삼성증권)
삼성그룹은 1일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윤용암 사장을 삼성증권의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윤 사장은 1956년생으로 삼성물산 뉴욕지사 관리팀장, 삼성전자 북미총괄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2005년 삼성생명 기획관리담당으로 금융계열사 생활을 시작해 삼성화재 기업영업총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2년 12월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김석 현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최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삼성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해 삼성생명에서 자리를 옮긴 박근희 부회장이 위원장을, 김석 사장이 사장을 맡는 체제가 된다.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성과와 실적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는 이날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2012년 1807억원에서 240억원으로 급락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결산일 변경을 감안해도 상당한 하락폭이었다. 이 여파로 올 상반기 중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순이익은 153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 차익 921억원이 반영된 수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300여명 규모 추가 감원을 더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영 기조가 어떻게 변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석 사장은 미국계 금융사 체이스맨해튼은행에서 10여년간 금융업력을 쌓은 뒤 삼성그룹 재무팀에 영입된 뱅커 출신이다. 윤용암 신임 사장은 제조계열사를 거쳐 지난 2005년부터 그룹 내 금융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증권업종과는 다소 거리가 먼 화재보험과 생명보험을 거쳤다.
윤용암 사장이 이끌던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240억원, 지난해 28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이 189억원으로 실적이 회복 추세지만, 지난해 2분기 한때 업황 악화로 230억원대 손실을 내기도 했다.
김석 사장은 2011년 12월 삼성증권 대표로 부임한 이후 IB사업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윤용암 신임 사장이 다소 위험이 동반되는 IB부문보단 강점이 있는 자산관리 부문을 중점으로 안정적인 조직 관리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