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하는데'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상장 검토
"오너 결단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삼성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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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전격적인 기업공개(IPO)가 가져온 효과는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것 뿐만이 아니었다. '삼성도 저렇게 하는데...'라는 생각이 퍼지며 주요 대기업들도 계열사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일부 투자은행(IB)으로부터 롯데리아 등 일부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가능성 및 효과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2006년 롯데쇼핑 상장 이후 롯데건설·롯데정보통신 등의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실적 악화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롯데리아 외에도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롯데알미늄 등 일부 제조계열사도 상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했다가 뜻을 접은 SK루브리컨츠도 최근 주관사단과 모임을 갖고 앞으로의 상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SK가스 계열 SK D&D도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재무적 어려움과 맞물려 상장 준비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2009년 SK C&C에 이어 삼성SDS까지 상장하며 IT서비스 '빅4' 중 유일한 비상장사가 된 LG CNS 역시 시장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중 상장 추진을 확정지은 대기업 계열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계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내년 중 상장 공모에 나설 계획이고, 애경그룹의 제주항공동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중견기업인 티브로드홀딩스와 네이쳐리퍼블릭의 상장도 추진 중이다.
이런 대기업의 일련의 움직임 뒤에는 삼성그룹 계열사 상장이라는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은 각각 개별 회사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추진되지만, 오너의 결단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삼성의 영향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이 달군 뜨거운 공모주 청약 분위기도 간과할 수 없다. 삼성SDS 상장공모에 15조5500억원이 몰리는 등 공모주 시장의 유동자금은 평소의 1조~2조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대부분의 공모에 1조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400~500대 1을 뛰어넘고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롯데나 SK 등 계열사 상장에 관심이 많은 그룹들이 삼성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삼성을 따라한다기보단 삼성을 통해 계열사 상장 성공에 대한 확신을 어느정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