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발표 전 '주가 급등' 교보스팩, 정보 사전유출 의혹
입력 2014.12.09 09:00|수정 2014.12.09 09:00
    교보위드스팩, 상장 한 달여 만에 '엑셈'과 합병 결의
    발표 전 시장에 이미 소문…주가·거래량 비슷한 시기 상장 스팩 비해 ↑
    KB·미래 스팩 유사 의혹에도 금감원 조사 '시큰둥'
    • [12월08일 14: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교보증권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이하 스팩)을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에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일주일 전부터 대상 기업의 구체적인 이름이 시장에 소문으로 돌았고 주가도 단기간 급등했다.

      합병 관련 사전 정보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 미래에셋2호스팩에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자문사인 교보증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교보위드스팩은 8일 IT 성능관리·모니터링 업체인 엑셈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5월 합병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교보위드스팩은 지난달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주당 공모가는 2000원, 총 공모금액은 78억원이었다. 주가는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지난 5일에는 약 37.5% 오른 2750원에 장을 마감 했다.

    •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합병결의 전 시장에 합병에 대한 이야기가 새어 나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합병을 결의하기 일주일 전인 이달 초, 피합병 대상인 '엑셈'의 회사명이 시장에서 거론됐다.

      스팩은 합병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로, 합병 결의 전까진 뚜렷한 주가 상승요인이 없다. 하지만 교보위드스팩의 경우 비슷한 시기 상장을 완료한 KB4호·현대에이블스팩보다도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상장 이후 평균 거래량 또한 이들을 크게 앞선다.

      이 같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증시입성 한 달 만에 케이사인(K-sign)과 합병을 결의한 KB2호스팩에 대해 사전영업행위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을 결의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주가 급등과 정보 사전유출 의혹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조사 당시 자문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금감원 조사는 스팩 상장 이후 통상적인 절차"라고 주장했고 금융당국 또한 이렇다 할 제재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금감원이 이렇게 대응하는 사이 또 다시 교보위드스팩에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합병 전 스팩 주가 급등은 합병 과정에서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줘 스팩과 대상 법인 주주 모두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교보증권은 정보 사전유출 의혹에 대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합병결의 공시를 했으며 공시내용과 관련한 사전 유출은 금감원에서 엄격히 규제하기 때문에 할수도 없고, 있을수 도 없는일이다"라고 말했다.

      교보위드스팩은 결성 당시 위드인베스트먼트(80%)·최관수 키스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대표(15.33%)·교보증권(4.67%) 등이 발기인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