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美처럼 '단골 고객-단골 IB'가 우리의 전략"
입력 2014.12.10 08:12|수정 2014.12.10 08:12
    조상욱ㆍ김기준 모건스탠리 IBD 공동대표 인터뷰

    "기업들 이익되는 거래에 집중하기 시작
    올해 M&A시장은 사모펀드들이 주력
    내년 기업 구조재편ㆍPEF거래 활발할 것"
    • [12월10일 12: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2014년 한국 M&A시장 재무ㆍ전략자문(Advisor)부문 1위를 차지할 예정이다. 올해 대표적인 M&A인 ▲OB맥주 (KKR 자문) ▲ADT캡스 (미국 타이코 자문)등에 참여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MBK파트너스의 2조원대 대만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CNS) 매각과 일본의 야요이(Yayoi) 매각도 모두 모건스탠리가 주관했다.

      KKR을 위시한 글로벌 및 리즈널 사모펀드(PEF)가 꾸준히 모건스탠리를 찾았다. 이들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비율이 높아지며 모건스탠리의 트랙레코드가 늘어났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해에도 골드만삭스ㆍJP모건과 함께 M&A자문분야 최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 기업금융부는 2년 전부터 조상욱ㆍ김기준 두 명의 공동대표가 맡아 이끌고 있다. 이들로부터 최근 급변하는 국내 M&A시장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방향과 전략, 그리고 내년 전망을 들어봤다.

    • - 모건스탠리가 추구하는 M&A자문의 전략과 지향점이 무엇인지?

      "우리가 모든 고객과 거래를 다 자문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이번 거래와 관련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은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한다. 때론 우리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될 때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모건스탠리가 최상의 자문을 제공할 수 있고, 또 그 서비스와 밸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고객이 있을 때 거래 성사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야 고객에게도,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

      - 막상 자문제안요청서(RFP)가 배포되면 그래도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을 듯하다.

      "IB업력이 긴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이나 사모펀드 고객들이 두, 세 곳의 특정 IB하우스를 꾸준히 고용, 수십년 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새로운 자문사를 찾아 RFP를 배포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떤 M&A 거래가 나왔을 때만 찾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투자 및 사업재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

      한국에서 IB들이 M&A서비스를 한 역사가 짧다보니 지금 당장은 미흡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고객맞춤형 서비스의 방향이 확고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고객들도 좋은 IB하우스가 제공하는 서비스 차이를 느끼게 되고, 작더라도 퀄리티의 차이를 느끼고 나면 더 실력 있는 IB를 찾게 마련이다. 우리는 조금 더 빨리 이런 방향으로 포지셔닝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 IB들 숫자가 많다 보니 '저가수수료' 경쟁이 붙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려움은 있지만 적정 수준의 보수를 지키기 위해 미리부터 오랫동안 거래를 준비하고 시간과 공을 들이는 등 노력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유혹도 적지 않기 마련이다. '수수료를 조금만 낮추면 다른 IB하우스를 제치고 거래를 딸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조금씩 참아내고 원칙을 지키는 게 참 힘든 일이다. 그래도 시장상황과 나타난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파트너들끼리 이를 공유하면 방법이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 나름의 색깔과 철학을 지키고 가다 보면 뚜렷한 우리만의 길과 방식이 보인다."

      - 지난 몇 년간 국내 M&A시장의 환경변화가 적지 않았다.

      "미국 쪽 고객들과 한국시장에 대해 논의하다가 수년 전 형성된 M&A거래 프리미엄을 언급하면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과거 일부 국내 M&A의 경우 시너지나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설명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기업들이 더 스마트해졌다. 이제 '무조건적 인수'는 지양한다는 인식이 뚜렷하다. 자사의 상황에 맞게 이익이 되는 거래만 골라내려고 한다. 이와 동시에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사모펀드(PEF)들이 활발히 M&A에 나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인데, 올해만 놓고 봐도 M&A시장에서 PEF들이 무척 활발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PEF들은 M&A 자문에서 어떤 서비스를 많이 요구하는가?

      "아무래도 분석능력, 그리고 업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예측을 원한다. 이들에게는 글로벌 투자위원회에 가서 특정 거래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승인을 받기 위해 요구되는 자료와 분석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

      이러한 PEF에 종사하는 이들은 굉장히 빠른 템포로 여러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또 큰 PEF들은 IB출신들도 많고, 하나같이 쟁쟁한 실력을 갖춘 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문을 담당한 IB하우스가 제공한 분석과 자문의 수준이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같이 일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전략적 투자자들의 경우 당장의 인수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조금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한 후 수년 뒤 되팔아야 하는 PEF들은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이 잘못되면 치명적이다. 조금만 비싸게 사도 회수 시 거둘 수 있는 이익에 상당한 차이가 오게 된다. 따라서 특정 회사와 업종, 향후 전망과 성장성 등에 대해 자신들과 정말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곳을 원할 것이다."

      - 내년 국내 M&A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괜찮을 것 같다. PEF들은 계속 액티브하게 거래를 찾아 나설 것이다. 또 최근 삼성-한화간의 빅딜을 참고한 여러 대기업들의 고민이 많을 것이다. 본인들이 해온 특정사업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나, 아니면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하나.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게 될 것이라 본다.

      크로스보더 거래에 대한 접근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일본이 지금 그렇다. 해외기업 인수에 폐쇄적이던 일본이 최근 엄청나게 크로스보더 딜에 집중한다.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Suntory)의 미국 버번위스키 브랜드 ‘짐 빔’(Jim Beam)을 17조원에 인수한 것처럼 대규모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로 나가야 하고 자체 내수시장에서의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기업들이 안다는 의미다. 오늘이나 내일이냐 문제일 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