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M 역대 최고 실적 낸 현대證 "어려울수록 고객에 집중"
입력 2014.12.10 08:30|수정 2014.12.10 08:30
    매각이슈·구조조정,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고객 니즈 간파'에 충실
    JB금융지주 등 거래 맡아 최대 주관실적 기록
    • [12월09일 09:1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현대증권 IB는 올해 주식 시장(ECM)에서 사상 최대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의 경영권 매각과 구조조정 이슈에 휘말린 가운데 낸 성과였다. 주변이 어지러웠지만 이를 이겨내고 '고객의 니즈 간파'라는 기본적인 영업 전략에 집중한 게 비결로 꼽힌다.

    •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2014년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올해 3760억원, 9건의 거래를 주관하며 8위에 올랐다. 지난해(6위)보다 순위는 소폭 하락했지만, 외국계증권사를 제외하면 국내사 상위 다섯손가락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관 규모가 최근 5년새 가장 컸다. 현대증권보다 주관 순위가 앞선 증권사 대부분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기업공개(IPO)의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현대증권 IB는 2012년 주식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안타까워할 정도로 무너졌었다. 기업공개(IPO) 1건 포함 고작 2건의 거래를 진행해 371억원의 주관 실적을 냈다. 시장 점유율은 겨우 1%를 넘었다. 조직은 6개월마다 개편됐고, 실적 저하와 회사 매각설로 안팎이 시끌시끌했다.

      2013년 소병운 현 IB부문장(전무,사진)가 부임한 뒤 조직이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소 전무는 조직을 3개 본부로 개편하고 내부 경쟁 체제를 만들었다.

      모그룹인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KDB산업은행에 지분을 맡긴 와중에도 현대증권 IB는 차분히 영업에 집중했다. 올해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였던 금융지주사·은행 유상증자의 서막을 알린 지난 1월 JB금융지주 유상증자(1415억원)가 대표적인 사례다.

    • 현대증권은 기존에 후순위채 인수 등으로 JB금융지주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맞추기 위한 증자 추진과정에서 현대증권은 주가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모 구조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단독 대표주관을 따냈다.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 인수를 위해 9월 중 추가로 진행한 증자에서도 현대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다시 호출했다. 이 같은 트랙레코드(실적)를 바탕으로 내년 초 추진되는 4300억원 규모의 DGB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단독 대표 주관사로도 선정됐다.

      IPO 부문에서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증권은 올해 2건의 스팩을 비롯해 4건의 기업공개(IPO)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이슈가 된 올해 초 한국정보인증 상장을 마쳤고, 철강산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철강업체인 화인베스틸 공모 청약도 성사시켰다.

      수익성도 나쁘지 않았다. 작더라도 안정적인 거래에 집중한 게 비결이라는 내부 평가다. 현대증권은 올해 주식 시장 공모 거래 인수를 통해 58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국내 증권사 중 6위의 성과다. 평균 인수 수수료율은 1.5%로 전체 증권사 평균 1.2% 대비 높았다.

      소병운 전무는 "올해 현대증권 IB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해 회사의 흑자전환에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각 및 구조조정 등에 따른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기본기에 충실한 영업활동을 펼친 것이 올 한해 전략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