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손에 달린 한진그룹 후계, '조현아 사태' 영향은
입력 2014.12.18 08:29|수정 2014.12.18 08:29
    한진칼에 지배력 집중…내년 8월 이전 순환출자도 해소할 듯
    3남매 모두 한진칼 지분 2.5% 불과…조 회장 결단에 '관심'
    • [12월16일 17:5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흩어져 있던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한진칼홀딩스(이하 한진칼)에 집중되며 지주회사 전환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대한항공-한진칼 분할부터 시작된 개편 과정에서 후계구도의 윤곽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손에 모든 경영권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 조현아 회항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진칼은 지난달 초 대한항공 주식을 받고 한진칼 신주를 내어주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한진칼은 1523만여주의 대한항공 주식을 사들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2412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현물출자 참여자들에게 배정했다.

      그 결과 7% 수준이던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32.24%로 급증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로 편입하며 명실상부한 지주회사로 거듭났다.

    • 이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은 물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그룹 3세들은 보유하던 대한항공 주식 대부분을 한진칼 주식으로 바꿨다.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보통주 기준 10%에 불과했지만, 거래 후 22.9%로 크게 늘며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조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한진칼로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9월 3남매가 보유하던 정석기업 지분 3.84%를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진칼-정석기업-㈜한진 삼각합병을 계획하고 있었다면 오히려 정석기업 지분을 더 늘렸어야 했다.

      현물출자 증자 후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조 회장 일가→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으로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됐다. 남은 이슈는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해소 정도다. 지분 정리와 관련한 공정거래법상 유예기간은 2년으로, 내년 8월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3세들의 정석기업 지분 처분으로 인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한진칼이 정석기업이 보유한 ㈜한진 지분 19.41%를 사들여 순환출자를 끊은 뒤, ㈜한진과 합병하는 시나리오로 기울고 있다. 정석기업을 한진칼의 자회사로 두겠다는 의지가 읽혔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후계구도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3세들은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한진칼 지분을 비슷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각각 2.5%에 채 못 미치는 지분율로 독자적인 경영권 행사와는 거리가 멀다.

      조양호 회장은 이전부터 3세들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게 관리해왔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 지분을 증여할 때에도 3남매에게 똑같은 수의 주식을 나누어줬다. 한진칼 현물출자 과정에서도 3세들이 모두 전량 참여해 비슷한 수의 한진칼 지분을 가져가게 했다. 조 회장이 15%에 달하는 지배 지분을 누구에게 증여하느냐에 따라 후계자가 결정되는 구조다.

      이번 사태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계열사 대표는 물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며 변수가 생겼다는 평가다. 조 전 부사장이 당분간 '실적'을 보여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이 의욕적으로 참여했던 LA 월셔그랜드호텔 사업 등은 걸림돌 없이 추진되고 있지만, 추후 후계구도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 진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일각에서는 조원태 대표의 독주를 전망하지만 결국 결단은 조양호 회장이 내리는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조 대표가) 조금 유리할 수 있다해도 조양호 회장이 건재하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