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및 정제마진 축소로 내년에도 정유업 전망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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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11: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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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너지 울산 정유공장 전경(자료=SK에너지)
정유업계가 '울상'이다. 유가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나프타 과세까지 추진하고 있어서다. 정유사의 영업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마저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나프타를 생산하는 원유에 부여하던 면세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23일 국무회의를 거쳐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과세 안이 통과되면 정유업계는 2000억원 규모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수익성이 악화한 정유업계로선 세금 부담도 안게 됐다.
이에 정유사의 볼멘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대외 환경이 안 좋은 상항에서 정부마저 세수 확보를 이유로 쥐어짜기에 나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이래저래 힘든 상황에서 과세까지 추진한다고 하니, 내년도 사업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지 대책이 안 선다"며 "수익성은 점점 악화하는데 정부가 과거 고유가 시절 내놨던 정책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은 단호하다. 나프타 가격이 연초보다 30%가량 빠진 상황에서 1~2%의 할당관세 면제 혜택 축소가 정유사에 부담스럽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세 면제 혜택을 없애더라도, 정유사들이 제품가격에 세금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런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과세만 정유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니다. 유가하락의 여파로 재고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추가적인 유가하락도 점쳐진다. 국제유가 60달러 선이 무너진 가운데 일부 금융기관은 50달러 이하로 유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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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골칫거리다. 유가가 안정되면 저유가에도 정유사는 낮은 가격에 원유를 들여와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석유제품의 수요부진으로 좀처럼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
금융업계는 내년에도 정유사의 정제마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기가 다소 살아나고는 있으나, 석유제품 주요 수출국인 중국 및 유럽 경기의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정유사가 딱히 손 쓸 방법도 없다. 유가하락과 정제마진 축소는 외부적인 요인이라, 정유사가 적극적으로 대처 방안을 세우기 힘들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비용절감 뿐이다.
악화된 영업환경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정유사의 신용등급을 내리고 있다. 무디스는 이달 SK이노베이션의 주요사업부문 마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낮췄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도 이달 들어 에쓰오일과 GS칼텍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정유사의 신용등급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국제신용평가사와 발맞춰 정유사의 신용등급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정유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가하락과 더불어 수급상황이 과거 대비 좋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상황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