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 매매협상, LG-오릭스 주주간계약(SHA) 합의가 관건
입력 2014.12.22 09:09|수정 2014.12.22 09:09
    채권단 담보잡은 보고펀드 지분 1차 대상
    오릭스, PEF 아니어서 장기투자 가능…주주협의 완료되면 실사후 진행
    • [12월17일 17:3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우리은행을 위시한 10곳의 은행들과 일본 오릭스코퍼레이션이 LG실트론 지분 매매를 놓고 한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매각 성사는 1대 주주인 LG그룹과 새 주주가 될 수 있는 오릭스가 주주간계약(SHA)에 원만하게 합의, 공동주주로서 장기간 공생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당연히 이 협의에는 향후 실트론 기업공개(IPO)를 위시한 다양한 투자조건도 논의될 것을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과 오릭스, 채권단 등은 이 같은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번 거래는 은행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트론의 기업가치가 과거보다 떨어졌지만 향후 반도체 및 반도체웨이퍼 업황 개선 기대도 가능한 상황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펀드보다는 이 사이클을 기다릴 수 있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기업이 필요했다.

      오릭스는 이 조건에 적합한 후보로 분류됐다. 한국에 수차례 투자해온 경험이 있는데다 투자여력이 넉넉하고 사실상 자기자본 투자(PI)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일본내 금융그룹이어서다. 특히 사모펀드(PEF)가 아니다보니 다른 국내 PEF처럼 펀드만기에 다급하게 팔거나 서둘러 기업공개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투자가 이뤄지려면 ◇LG와 공생을 위한 합의 ◇매각자-인수자간 가격합의 두 가지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LG와 오릭스간에 여러가지 조건(Term)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럽게 진행 중으로 알려진다. 조건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뤄내면 세부실사(Due Diligence)를 거쳐 본격적인 가격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실사 내역은 회사 뿐만 아니라, 향후 반도체 및 반도체웨이퍼 업황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일단 이번 매각대상은 보고펀드가 보유하다가 기한이익 상실로 채권단이 처분권을 갖게 된 실트론 지분 29.4%다.

      다만 KTB PE도 오릭스의 실트론 지분 인수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달 27일 농협을 위시한 채권단의 인수금융 만기가 도래하는데 현재 KTB PE로서도 딱히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충당금을 쌓아놓은터라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매각할 수 있다면 다행인데, 이 또한 LG-오릭스간 협상과 향후 실사결과에 달려 있다. 

      KTB PE역시 27일 이후에는 LG그룹에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취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KTB로서도 현재 LG-채권단-오릭스간의 협상결과에서 활로를 찾을지도 모른다. 당장은 KTB PE의 지분이 매각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추가적인 요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릭스가 실트론 지분 인수를 결정하게 되면 그간 실트론 투자를 둘러싼 LG와 사모펀드간의 갈등이나 법적소송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