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LA호텔사업, 자금조달은 순항中이지만…
입력 2014.12.23 08:30|수정 2014.12.23 08:30
    [Weekly Invest]
    LA호텔사업, 총 1조1800억원 사업비 중 88% 조달완료
    '컨트롤 타워' 부재…조양호 회장, 총괄 가능성 거론
    •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진행 중인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호텔사업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퇴로 한진그룹이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진행하던 호텔사업에 '컨트롤 타워'가 사라지면서, LA 호텔사업과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1989년부터 운영하던 15층 높이의 윌셔 그랜드 호텔을 허물고 총 1조1800억원을 투입해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7년 3월에 완공되는 새 윌셔 그랜드 호텔은 총 73층 규모로, 상층부 호텔 및 저층부 오피스 공간 등으로 나눠질 예정이다.

    • 대한항공은 사업계획이 확정된 2009년 이후 5년이 지난 올 2월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를 열고 본격 공사에 착수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총괄한 건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다.

      사업 소요자금은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대부분 마련이 됐다. 해외법인의 유상증자·국내외 채권 발행·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 전방위 자금조달을 통해 전체 사업의 88%에 해당하는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이 확보됐다. 나머지 약 1억3000만달러는 대한항공이 내년 중에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LA호텔 사업 자금마련을 위해 2012년 11월부터 차입금을 늘렸다.

      대한항공의 해외법인인 한진인터내셔널(이하 한진인터)은 2012년 대한항공의 보증을 받아 2300억원어치의 아리랑본드(해외법인이 원화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했다. 차입 주체는 한진인터이지만 차입금은 100% 지분을 보유 중인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이후 사업이 본격화된 2014년 3월 대한항공은 1억달러를 한진인터에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원했다.

      동시에 IBK기업은행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보험사·공제회 등의 대주단으로부터 약 6억달러 규모를 차입하는 PF대출도 진행했다. PF대출의 주체는 한진인터이고 대한항공이 지급보증을 할 예정이다. 한진인터는 올 10월 PF대출의 절반인 3억달러를 수출입은행의 보증이 들어간 해외채 발행으로 대신해 조달했다.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전체 사업비 중 약 75%가 빚으로 마련된 까닭에 재무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는 사업 초기부터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올 3월 연결기준으로 700%에 달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오너 및 평판리스크 등 갖가지 논란을 빚고 있는 이번 사태가 자칫하다간 LA호텔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부재로 호텔사업이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러나 사업이 계획했던 대로 진행될지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주목할 만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회장이 국내외 호텔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컨트롤 타워'가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이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직접 호텔사업을 총괄하며 챙길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