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IPO 시장 테마, '롯데·생보사·中기업'
입력 2014.12.29 08:06|수정 2014.12.29 08:06
    [Weekly Invest]
    2006년 롯데쇼핑 후 감감…'삼성' 자극제로 상장 관심↑
    2010년 이후 '일시정지' 4번째 상장 생보사는
    '절치부심' 중국기업, 2015년엔 돌아올까
    • [12월28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해엔 '삼성' 두 글자로 정의할 수 있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내년 키워드는 크게 롯데·생명보험사·중국기업으로 나뉜다.

      2006년 롯데쇼핑 이후 계열사 상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만 했던 롯데그룹이 IPO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2010년 이후 잇따라 미뤄지기만 한 '제4의 상장 생보사'가 내년에 나올지도 관심이다. 중국기업으로 대표되는 해외기업들의 국내 상장이 본격적으로 재개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 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 상장 언제쯤…롯데리아 가능성 대두

      올해 삼성SDS·제일모직 급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공모 규모 수천억원의 중량급 거래가 줄줄히 대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 국내 유일의 전업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이 대표적이다.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상장이 성사만 된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대형 거래로 꼽힌다. 이외에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제주항공, NS쇼핑, SK D&D 등 대기업계열 알짜 자회사들의 상장이 준비 중이다.

      증권업계의 촉각은 롯데그룹에 쏠려있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 이후 IPO 시장의 문턱에서 돌아서기만 했던 롯데그룹이다. 2008년 롯데건설 상장을 준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됐고, 지난해 롯데정보통신 상장 주관사(대우증권)를 선정했지만 내부 준비 과정이 길어지며 올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엔 그룹의 경영권 승계 이슈가 좀 더 본격화하고,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 간 그룹 분할 등 거버넌스 관련 거래 가능성이 더해지며 롯데그룹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계열사 상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삼성그룹의 전격적인 계열사 상장이 자극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리아 등 일부 우량 계열사의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몇몇 증권사들로부터 브리핑을 받기도 했다. 올해 IPO 시장이 '삼성'의 해였다면 내년은 '롯데'의 해가 될 가능성이 부각된 셈이다.

      ◇ 교보생명·동부생명·미래에셋생명 누가 먼저 상장할까

      생명보험사들의 상장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2010년 삼성생명보험 이후 생보사의 상장 시도는 4년째 준비 단계에서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과 동부생명이 지난해부터 '연내 상장'을 내걸고 박차를 가했지만, 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높아진 자본건전성 기준 등의 변수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내년엔 여기에 교보생명도 상장 대열에 합세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이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교보생명의 상장 가능성은 점점 구체화됐다. 지분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어피니티 등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주주간 계약을 통해 상장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주관사 선정 등 교보생명이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대 생보사 중 유일한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상장은 향후 기존에 상장돼있는 생보사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대형 거래로 손꼽힌다. 지난 9월말 기준 교보생명의 자본총계는 6조5800억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적용시 시가총액이 6조~7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생명과 동부생명은 여전히 "상장을 위한 내부적 준비는 끝났으며 시장 상황을 보며 언제든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오릭스-LTI PEF와 KB PEF가 하나대투증권-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에 전환우선주(CPS)를 매각하기도 했다.

      ◇ 중국기업의 귀환?…SPAC 이을 내년 시장 테마는

      수(數)로만 따진 올해 IPO 시장의 키워드는 삼성이 아니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였다. 연말까지 모두 26곳이 상장하며 전체 상장 기업 수(코넥스 제외)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스팩의 잇딴 상장은 시장 활성화를 꾀한 한국거래소와 마땅한 먹거리가 없던 증권사 주식인수부서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젠 '지나치게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가 늘어난데다 사전 정보 유출 의혹 등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내년에도 올해만큼 활발하길 기대하는 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대체해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내년 키워드로 중국기업 등 해외기업이 꼽힌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최근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에 중국원양자원을 중심으로 중국기업 주식의 주가가 일제히 오르며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되는 모습도 보여준 까닭이다. 동인당·헝성그룹·하이촨약업 등 구체적인 상장 준비 기업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활성화 방안을 통해 한국마사회 등 우량 공기업의 상장을 화두로 제시했다. 다만 당장 내년부터 공기업이 IPO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란 평가가 많다.

      한 증권사 임원은 "공기업의 경우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데다 기업 자체적으로도 상장을 위한 내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기 전에 적극적으로 시장쪽에서 상장을 유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