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백화점·물류센터, 투자 변방에서 주류로 자리매김
입력 2014.12.30 07:00|수정 2014.12.30 07:00
    기업들 구조조정 목적 리테일 자산 매각…롯데·포스코·대성
    복합쇼핑몰 선매각 거래도 잇따라…물류 투자 관심 증가
    • [12월23일 13: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기대수익률이 하락한 오피스빌딩을 대신해 대형마트·백화점·쇼핑몰(이하 리테일) 등 리테일 분야와 물류센터가 투자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포스코그룹, 한라, 대성산업 등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리테일 자산을 매각했고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였다. 물류센터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피스빌딩의 기대수익률이 4%대로 하락했지만 리테일 투자의 경우 6%대, 물류센터는 7%대이기 때문이다. 이한국 존스랑라살르부동산중개유한회사 대표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의 틈새시장이었던 리테일·물류 비즈니스가 별도의 투자 상품이 될 정도로 성장세가 뚜렷했으며 내년에도 이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연간 거래 3조원…’롯데쇼핑’ ‘구조조정’ 키워드

      17일 인베스트조선이 올해 리테일 거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해 3분기말까지 거래 규모는 1조5400억원, 연간으로는 2조4000억원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보다 2000억원 정도 늘었으며 복합쇼핑몰·대형마트 부지에 대한 선매각 거래까지 포함하면 연간 거래규모는 3조원 가량이다.

      지난해에는 자산운용사 또는 부동산투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홈플러스 매장에 대한 투자자 교체성 거래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사 매각이 주류다. 자산을 매각 후 임차를 할 경우 임차료를 내야 하지만 이자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했을 때 회계상 이익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 롯데쇼핑은 보유 부동산을 싱가포르 증시에 리츠(REITs)로 상장하려던 계획을 접고 지난 8월 롯데백화점 일산점·상인점, 롯데쇼핑 구미점·부평점·당진점·평택점을 6017억원을 받고 KB자산운용에 매각했다. 5000억원 규모의 롯데백화점 포항점·동래점, 롯데마트 동래점·성정점·군산점 매각도 마무리 단계다. 롯데자산개발은 은평뉴타운 근처 복합쇼핑몰을 롯데쇼핑의 장기 임차를 전제로 KDB자산운용에 선매각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비핵심자산인 마산 대우백화점 영업권을 롯데쇼핑에, 건물은 KB자산운용에 팔았다. 대성산업은 내년 1월 매각 완료를 목표로 신도림 디큐브몰을 JR자산운용이 설립할 리츠에 팔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라(구 한라건설) 역시, 서울 가산동 하이힐 복합쇼핑몰(현대백화점 아울렛)을 KTB자산운용의 펀드에 매각했다. 이 밖에 롯데아울렛이 들어선 고양종합터미널 등의 거래가 이뤄졌다.

      리테일 투자 시장은 투자자와 쇼핑몰 운용사가 공동개발하는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프로퍼티에서 개발 중인 하남유니온스퀘어는 미국의 터브먼 자회사 터브먼아시아와 신세계그룹이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리테일은 경기 민감 업종이고, 투자 수익이 임차인의 신용도와 장기 계약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거래 완결이 어려운 거래들도 잇따랐다. 강원도 원주의 AK백화점, 롯데마트 제주.인천 항동, 대전대덕점 묶음 매각 등이 대표적이다.

      ◇물류센터, 아직은 해외 투자자의 몫…한중 FTA 효과 기대

      물류분야 투자는 해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GIC는 마스턴투자운용을 통해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소재 물류센터 2곳을 매입했다. 2010년 이후 최근까지 GIC는 물류센터에만 총 7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테마섹 역시 국내 투자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4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PE는 한라그룹의 동탄물류단지 투자를 위한 검토를 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투자 실사는 완료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했다. 윤여신 젠스타프로퍼티 대표는 “물류센터의 관리 위험에 대한 우려로 외국계 전문투자자들만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높은 임차인을 장기로 유치하는 게 쉽지 않고, 시설물 관리를 비롯해 향후 투자 회수도 어려울 것이란 시각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운용성과를 높이기 위한 투자처로 물류센터에 대한 접근은 지속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10월 군인공제회 등이 매각한 경기 오산 물류창고를 매입했다. 연간 10% 수준의 배당을 기대하고 있다.

      황태웅 도이치자산운용 대표는 “내년에는 오피스빌딩의 임대위험과 해외 자금의 요구수익성을 감안하면 수도권 내 중대형 물류시장으로 국내외 기관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해외자금의 원천과세(Withholding Tax)를 감안했을 때 임대가 보장된 수도권 물류마켓은 상당히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6월 물류단지 총량제를 폐지한 이후 현재 10곳(360만㎡)에 물류단지가 건설되는 등 잠재투자처가 늘고 있다. 한중FTA 수교에 따른 물류단지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