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다크호스에서 부동산운용 선두로 자리 잡았다
입력 2014.12.30 07:01|수정 2014.12.30 07:01
    펀드 순자산, 1년만에 1.1조 증가…미래에셋 이어 2위
    "운용보수 낮다" 지적 끊이지 않아…1bp 수준 얘기도
    "짧은 업력 불구 국내·외 자산운용실적 인정해야" 반론도
    • [12월24일 1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 운용부문 최강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다음 자리에 섰다. 올해 펀드 설정액과 순자산규모에서 2위에 올랐다. 르네상스호텔 부지 개발은 포기했지만 국내·외 자산 인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현재 이지스운용의 순자산규모는 2조90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112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늘어난 전체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의 23.4%가 이지스운용의 몫이었다. 시장 점유율은 10.0%로 상승했다.

    • 미래에셋운용(부동산펀드)과의 순자산 격차는 2013년 1조5633억원에서, 올해는 1조838억원으로 줄었다. 설립 5년, 최초 펀드 설정 이후 4년만의 결과로 연 평균 10개 내외의 펀드를 설정했다. 지난해 2위였던 하나자산운용은 3위로 밀렸다.

      이지스운용은 올해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거래에 참여했다. 지난 9월 1조53억원 규모의 파리 사노피 본사, 워싱턴 OJP청사, 몬트리올 Bell본사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1조53억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딜에 운용사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제주연동 호텔신라, 대구 파이낸스센터·대구시티센터, SK네트웍스 강남사옥(오토웨이타워), 서울 정동빌딩 인수 등에 운용사로 이름을 올리며 시장을 주도했다.

      이지스운용의 성과에는 긍정과 부정의 꼬리표가 동시에 붙는다.

      운용보수 부문은 이지스운용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수정되지 않고 있는 논란 중에 하나다. 짧은 시간에 성장하면서 운용사의 명의만 빌려주는 비히클(Vehicle)성 펀드가 있고 실질 운용보수가 업계 평균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1조원 포트폴리오 거래의 실질 운용보수가 1bp에 불과하다는 괴담 수준의 얘기가 돌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보수 논란은 있지만, 운용보수로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지스운용이 지난 5년간 보여준 성과를 단순히 몇몇 시장 의견으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갑주 대표를 비롯해 박병기 전무, 이규성 상무 등 부동산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고, 그간 쌓아온 트랙레코드는 여느 글로벌 운용사의 실적에 비견할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가까운 시기에 미래에셋운용을 뛰어 넘어 부동산부문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펀딩(Funding)과 딜 소싱(Deal Sourcing) 능력에서 미래에셋운용이 더 앞서 있다고 답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효과도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가 파인에비뉴A동을 매입하며 미래에셋운용을 재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미래에셋운용의 순자산 증가액은 6494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이 준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2895억원 감소했다. 단위 면적당 최고 거래가격 신기록을 세운 스테이트타워남산 매각에 따른 영향이 컸다.

      한편, 부동산 운용업계는 펀딩과 딜소싱 능력에 따른 양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투자처는 제한된 반면,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운용사들간의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구조조정도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