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2015년에도 어렵다…"회사별 신용도 차별화 계속될 것"
입력 2015.01.02 07:00|수정 2015.01.02 07:00
    중국 경기둔화·국내 업체 대규모 투자로 공급과잉
    차입금 증가로 재무부담 지속…업황 소폭 회복되나 영향 제한적
    전방산업 업황·고정거래처 확보 등에 따른 신용도 차별화
    • [12월31일 09:1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내년에도 국내 철강회사들의 살림살이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외 철강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대규모 투자로 인해 차입금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각 회사별로 주요 전방산업의 업황·고정거래처 확보·재무구조 개선 노력 진행 상황 등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이하 각각 NICE신평·한기평·한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최근 산업전망 리포트를 통해 2015년 철강업 산업전망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둔화로 인한 중국 발(發) 공급과잉이 2015년에도 국내 철강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7.6%를 기록했고, 2014년과 2015년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각각 7.4%, 7.1%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중국 내수 부진으로 2014년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전년 대비 40% 확대됐다"며 "2015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중국산 철강재의 수출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ICE신평 역시 "중국산 철강재 가격하락 폭이 국내산을 상회함에 따라 유통가격 스프레드(국산 유통가-중국산 유통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점유율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2014년 상반기 기준 23.8%를 기록했다.

      국내 철강 업체들은 2006년 이후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하지만 철강업의 구조적인 수급 저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 및 투자회수 지연으로 2015년에도 재무위험이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대규모 투자를 통한 공급과잉도 수급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고로 투자를 완료한 이후 올해부터 특수강과 아연도강판 설비 투자에 1조에 가까운 자금을 소요했다. 또한 최근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는 등 지속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했다.

      포스코는 올해도 상공정 투자가 이어졌다. 지난 1월 제3 파이넥스(3 FINEX), 지난 10월 광양 4열연공장 완공을 통해 철강 생산능력이 총 530만톤 증가했다.

      한기평은 "대규모 증설투자에도 불구하고 시황부진·고정거래처 축소·낮은 가동률 등으로 투자회수가 장기화되고 있고 철강업체들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요산업의 뚜렷한 회복 없이는 철강시장 공급과잉 상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전방 수요 여건은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개선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신차출시·해외생산 확대로 성장이 예상됐고 건설업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SOC 예산 확대로 성장이 예고됐다. 하지만 두 산업의 예상 성장률은 각각 1.2%·2.1%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업의 경우 2013년 수주증가 효과가 2014년 말부터 반영됨에 따라 2015년 11.6%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 영향으로 철강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기평은 "2015년 국내 철강 경기는 2014년에 비해 소폭 회복될 가능성이 존재하나 전체적으로는 부진한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별 업체별로 신용도 차별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011년 4분기 이후 후판부문에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질 고로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자회사 유니온스틸에 대한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한신평은 "추가적으로 비영업적 수단을 통한 자구노력을 병행하지 않는 한 재무구조 개선이 진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향후 동국제강이 ▲후판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사업성·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 ▲재무구조 개선방안 성과가 가시화 될 수 있을 것인지 ▲유니온스틸 합병 이후 재무역량이 강화될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비앤지스틸의 경우 현대자동차계열 수요에 바탕을 두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신평3사 모두 올해 현대비앤지스틸(A-) 신용등급에 '긍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NICE신평은 "원재료 가격교섭력 제고·주요 제품 롤마진 확대로 수익성이 향상됐다"며 "추가적인 자금 소요가 제한적이고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며 등급전망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