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공급과잉…올해도 힘겨울 정유업계
입력 2015.01.05 07:00|수정 2015.01.05 07:00
    신평3사 "작년 업계 신인도 하락세에 이어 올해도 전망 부정적"
    • [01월02일 13:4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올해도 국내 정유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외 업체들의 설비증설로 인한 정제 마진 약세가 예상되고, 국제 유가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이하 각각 NICE신평·한기평·한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최근 산업전망 리포트를 통해 2015년 정유업 전망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정유 업체들의 신인도는 유가하락·스프레드 축소 등 영업환경 악화를 이유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SK에너지(AA+)와 GS칼텍스(AA+)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특히 한신평은 SK이노베이션(AA+)·에쓰오일(AA+)·SK인천석유화학(AA-)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는 등 대부분 정유 업체들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정유업계 전반의 수익창출력 약화 ▲저마진 구조의 수급상황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해 지난 6월 정유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괄적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저유가 기조가 이어져, 이로 인한 정유사들의 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 유가 상승기에는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고, 하락기에는 재고자산관련 평가손실 인식으로 회계상 이익규모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유럽 등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북미 지역에서의 공급확대로 수급상황에 변동이 생겼다. 또한 달러화 강세·사우디의 공식판매가격(OSP) 하향조정 등을 이유로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53.60달러까지 떨어졌다.

      한기평은 "미국이 주도하는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공급증가와 OPEC의 낮은 감산 가능성 등을 비춰볼 때 추가적인 유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정제설비가 증설돼 공급과잉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은 하루에 78만배럴 정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설비 증설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중동에서도 일당 80만배럴을 상회하는 신규 정제 설비가 가동될 예정으로 알려져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개별 업체별로는 SK에너지의 경우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분할로 사업다각화 효과가 축소됐고 최근 유가 하락으로 실적 저하폭도 크다는 지적이다.

      NICE신평은 "SK에너지가 진행하고 있는 원유 유종다변화·설비 효율성 제고 등 현금창출력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개선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AA-)는 정유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신인도가 상승한 업체다. NICE신평과 한기평은 현대오일뱅크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한기평은 "종전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 유가 하락수준 및 중단기 정제마진 약세 전망은 현대오일뱅크의 신용등급 상승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향후 정유부문 영업실적 추이와 현대쉘베이스오일 등 비 정유부문 투자효과 가시화 여부 및 수준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K에너지 등 정유사에 대해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 4배를 모니터링 기준으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정제마진·파라자일렌(PX)마진 등을 포함한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영업여건과 본원적인 수익창출력 수준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