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현실적 불가능한 요구" vs 노조"약속부터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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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07일 10:3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협상 과정에서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대승적 차원에선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커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7일 하나금융과 외은 노조에 따르면 하나-외환은행 비정규직 3400명 전원 정규직 전환문제에 대해 협상을 계속 진행중이지만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항목은 크게 ▲정규직 전환 시기 및 대상 ▲급여 수준 ▲자동승진 여부 등이다.
우선 정규직 전환시기에 대해 외은 노조는 이달 말 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나금융은 통합 후 한 달 이내 정규직을 선별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외은 노조는 "하나금융이 원래 작년 1월에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고, 한 차례 연장해 12월 내에 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다시 미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대상에 대해서도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에서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6급 정규직으로 즉시 전환을 요구하는 반면, 하나금융에서는 선별적으로 6급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선별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세부안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근무 성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6급 정규직 전환 선별 기준은 통상 근무 성적으로 기준으로 한다"며 "하지만 선별기준에 대한 세부안은 아직 안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외은 노조는 ▲기존 6급 정규직의 급여기준 적용 ▲일정기간 경과 후 전원 5급으로의 자동승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정규직 전환 후 현재 급여수준 유지 ▲일정기간 경과 후 별도의 승진심사를 통한 승진기회 부여 등에 대해 고민 중인 상황이다.
외은 노조는 "정규직 전환 후 급여 및 승진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것은 정규직 내에서도 별도의 직군을 만드는 것과 다름 없다"며 "또 하나금융이 정규직 내 차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금융 측은 외은 노조의 요구는 무리하다는 입장으로 이를 받아들이면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며 강경한 태도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비정규직이 3400명 정도인데, 노조의 요구대로 일시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일시에 정규직 3400명 신입직원을 뽑는 것과 같다"며 외은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이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2000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해도 추가 인건비가 600억원이 소모된다는 게 하나금융 측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1년에 통상 정규직 150명, 많을 때는 250명 뽑는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이 있어야 통합승인신청서를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으로선 정규직 전환 의견차가 통합의 큰 걸림돌로 부상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내달 1일로 예정했던 합병기일을 한달 늦춘 3월1일로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