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상증자, 계획보다 2000억원 늘렸다
입력 2015.01.08 07:00|수정 2015.01.08 07:00
    2013년 자구계획안에 포함…당초 3000억원서 늘려
    부채비율 높아진 탓…최대주주 증자 참여 여부 아직 미정
    • [01월07일 11:5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대한항공이 6일 결정한 5000억원 유상증자는 지난 2013년 내놓은 자구계획안에 따른 것이다. 당초 3000억원 안팎으로 계획했던 증자 규모는 부채비율이 더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해 최대 5000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9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지배구조 정리가 지난해 10월이 되서야 끝나며 증자 일정도 다소 늦춰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말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마련 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안에는 2조원 규모의 에쓰오일 지분 매각 외에도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이 포함돼있었다. 다만 증자는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선행하고, 당시 아직 계열사가 아니었던 한진해운 인수 및 지분 정리를 끝낸 후 추진할 예정이었다.

      자구계획안 발표 이후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유상증자 및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현 유수홀딩스)회장과의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했다. 당초 8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지분 정리 작업은 다소 지체되며 지난해 10월 마무리됐다.

      지분정리가 끝나자 대한항공은 증자 준비에 들어갔다.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내정하고 지난해 12월 초부터 기업 실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 초 이른바 '조현아 사태'가 불거지며 주가와 기업 이미지에 영향이 있었지만, 자금 마련과 자본 확충이 시급했던만큼 대한항공은 증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증자 규모는 앞서 계획했던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한진그룹이 지분 희석을 감안했을 때 가능한 거의 최대한의 규모다. 신주가 전량 발행되고 추가 지분 취득이 없다고 가정하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26%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자회사의 최소 편입 요건(상장사 20%)를 조금 넘고, 이사의 선임 등 기본적인 경영이 독자적으로 가능한 지분율이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696%였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3분기말 809%로 올랐다. 4분기에도 손실이 이어지며 부채비율이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3000억원으로는 원하는 수준의 재무 개선이 어렵게 되자 증자 규모를 늘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증자 결정에 따른 주가 하락 등으로 대한항공이 4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가격 대비 20%의 할인율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최대주주의 증자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