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산업 모두 등급 상향 없어…정유·석화·조선·주류 등급 하락
생명보험만 유일하게 단기전망 ‘긍정적’…은행업, 처음으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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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08일 19: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해 국내 산업 전망은 어둡다. 주요 제조업 및 서비스업은 민간소비 부진, 공급과잉, 업체별 경쟁강도 심화 등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 또한 소비부진과 더불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평가다.NICE신용평가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2015년 제1차 포럼을 열고 올해 주요 산업별 위험 평가와 이슈를 점검했다.
국내 주요 산업 39개 중 위험등급이 오른 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비금융부문(31개)에서는 27개 산업의 등급이 그대로 유지됐고, 4개 산업의 등급이 떨어졌다. 단기적 전망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산업이 없었다.
위험등급이 떨어진 산업 4곳은 정유(A+), 석유화학(BBB), 조선(BB), 주류(A-)다. 주류를 제외한 세 산업은 모두 글로벌 경기변동에 민감하다는 업황특성이 평가에 반영됐다.
정유산업은 역내설비 증가로 수급구조 불균형이 심화된 가운데 유가하락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석유화학은 원료 다변화(가스, 석탄 등) 및 중국 자급률 상승 등 공급과잉 이슈가 불안요인으로 지적됐다. 조선 또한 중국업체의 성장으로 인한 경쟁심화 속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해양프로젝트 발주지연과 이로 인한 손실이 문제로 꼽혔다.
주류산업은 국내 맥주시장의 경쟁강도가 세졌다는 것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맥주시장에 진입했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적 전망 또한 어두웠다.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산업이 없는 가운데, 2개 산업(메모리반도체·방송)이 ‘중립적’으로, 5개 산업(정유·석유화학·화학섬유·전력·주류)이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단기적 전망이 상향조정된 산업은 주택건설과 전선뿐이었다. NICE신평은 두 산업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중립적’으로 조정했다. 주택건설산업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속 주택 매매가격 및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과 미분양주택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전선산업 또한 부동산 부양정책에 따른 건설투자 증가, 전력·통신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
다만 불안요인이 상존하기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NICE신평의 평가다. 주택건설은 ▲가계대출 증가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 ▲신규분양물량 급증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전선산업의 경우, 건설사의 저조한 실적으로 전선 판매가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과 주요 수출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금융부문(8개)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전 산업 모두 위험등급이 그대로 유지됐다. 단기적 전망 또한 생명보험만이 유일하게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인구고령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투자영업 다변화 추진 등이 주요 평가요인으로 꼽혔다.
NICE신평은 나머지 산업 중 5개 산업(은행·신용카드·증권·캐피탈·저축은행)의 단기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민간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고 봤다.
특히 은행의 경우 처음으로 단기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내수비중이 큰 은행업의 성격상 국내경제의 저성장 기조를 비켜가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저금리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고,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여신 부문의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혁준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 연구원은 “올해는 시중금리 하락과 관련한 순이자마진(NIM) 변화 추이, 기업여신 신규 부실 발생 여부 등을 주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