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O 틈새시장,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자문사
입력 2015.01.15 07:00|수정 2015.01.15 07:00
    [Weekly Invest]
    아쿠쉬네트, IPO 주관사 선발 위해 솔베리캐피탈 고용
    상장 예정 기업· 투자은행(IB) 연결
    주식 인수 의무 없어 '무위험 고수익' 평가
    • [01월11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기업공개(IPO) 주관할 투자은행(IB)을 선정하기 위한 자문사?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자문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는 아쿠쉬네트의 IPO를 위해 솔베리캐피탈(Solebury Capital)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솔베리캐피탈은 상장 주관사 선발과 같은 사전 작업을 돕는 독립 자문사다. 허츠(Herzt)와 던킨브랜즈(Dunkin Brands)의 상장 당시 솔베리캐피탈이 사전 작업을 도왔다.

      이들의 역할은 사모펀드(PEF)·상장예정기업과 투자은행을 연결해주는 게 주 업무다. 주식 인수(Underwriting) 의무는 없다. 단지 IPO 방향을 잡고 주관사를 선정할 때 IB가 제안한 밸류에이션이 정확한 지, 인력 수준과 수수료 등을 판단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일종의 IPO '틈새시장'이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IPO 자문업이 '저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여겨지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솔베리캐피탈 외에도 로스차일드와 라자드 등이 IPO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상장할 때 로스차일드는 IB자문사단으로 6곳을 선정하도록 자문하기도 했다.

      글로벌 IB들도 자문사의 존재를 크게 불편해 하지 않는다. IB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하는 일이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업무가 다르다"면서 "글로벌 IB들은 (이같은 자문사가 있음으로 인해) 오히려 의견을 모으고 협상하는 데 있더 더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주관사 선정 전에 '우리 IB가 제일 좋다'라고 여러 곳에서 찾아오는 데 기업으로선 판단이 쉽지 않다"며 "자문사의 도움을 받을 경우 최적의 주관사를 선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사들의 수익은 IPO를 주관하는 IB가 받는 수수료 중 일부를 받는 식이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자문 업무가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소형 부띠크를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IB들은 상장 추진 이전부터 수년간 해당 기업과 협업을 해오고 있다. 상장 전부터 제반 작업을 전부 맡고 있어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자문사가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시장이 세분화될 만큼 대형 IPO가 자주 발생하지 않고 PEF의 IPO 투자 회수 빈도가 드문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증권사들간 경쟁 심화로 주관 수수료가 박해져 별도 자문사와 수수료 수익을 나눠 갖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