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작사업 빈 자리 M&A가 채운다
입력 2015.01.20 07:00|수정 2015.01.20 07:00
    [Weekly Invest]
    석유화학 계열사 중심으로 합작사업 정리 진행中
    삼성전자 중심 합작사업보다 M&A로 성장동력 마련
    • [01월18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외국 회사들과 설립한 합작 계열사도 줄고 있다. 대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역량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런 삼성의 움직임은 사업 구조조정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삼성토탈과 삼성탈레스는 삼성 내에서 대표적인 합작 계열사로 꼽혔다. 두 회사 모두 합작 관계가 10년 이상 지속됐다. 지난해말 한화와의 빅딜(Big Deal)이 이뤄지면서 삼성BP화학만이 그룹 내 규모가 있는 합작 계열사로 남게 됐다. 

      삼성의 합작사업 역사는 길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세운 삼성BP화학의 경우 합작 관계가 25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일본 업체와 설립한 한덕화학과 스테코도 20년 이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 사업이 항상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매각이 결정된 삼성토탈의 경우 그간 경영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에 쓰려는 삼성과 배당을 늘리라는 프랑스 토탈과의 갈등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최근 삼성의 합작사업은 금융·바이오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해외 진출 수단으로 합작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잇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적인 제약사인 바이오젠아이덱과 2012년부터 합작사업을 시작했다.

      합작사업의 빈 자리는 M&A가 채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10건의 M&A를 추진했다. 대부분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 M&A로 신사업 진출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충원했다. 대신 스미토모화학, 도시바 등과의 사업은 정리했다. 

    • 현재 그룹 내 남아있는 합작 계열사는 10여 곳이다. 이들 회사 대부분이 석유화학·소재 산업에 집중됐다. 소재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일본·미국 기업들과 이뤄진 합작관계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 등 선진국이 국내보다 화학 소재 분야 기술이 뛰어나고,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상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은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이에 필요한 기술력을 얻기 위해서 M&A 보다는 합작사업 형태로 신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들은 점점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2013년부터 진행된 사업부 조정과정에서 석유화학 분야가 비주력으로 분류되면서 정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배구조 이슈도 합작 사업 감소 이유로 거론된다. 삼성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서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떨어지는 합작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그룹 내 지분율이 낮은 삼성이 지배력이 떨어지는 합작관계보다는 M&A 등을 통해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