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우리證'+관리 '농협證'…'시너지' 나올까
입력 2015.01.22 07:05|수정 2015.01.22 07:05
    영업은 우리證·관리는 NH농협證 위주 조직개편
    "중·장기적 채널갈등 일어날 수도…"
    • [01월19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조직 규모도, 덩치도, 영업 방식도 눈에 띄게 달랐던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한가족이 됐다.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된 'NH투자증권'이 내부적으로 동반 상승 효과를 내며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남을지, 불편한 동거를 이어 나갈지가 올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통합 초기 조직도를 보면 대형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바탕으로 NH농협증권을 '이식'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만큼 조직의 안정성에 무게를 둔 통합이었다. 최전방 영업조직은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었던 우리투자증권 출신 인사와 조직에 맡기고, 후방 지원 및 관리 조직은 NH농협증권 출신이 실권을 쥐었다.

      우선 회사 전반적으로는 농협은행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갖춰짐으로써 실(失)보단 득(得)이 클 거란 평가가 나온다. 사업부별로도 시너지를 올해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았다. WM사업부는 전국적인 농협금융그룹의 영업망을 활용해 고객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IB사업부는 그간 강점을 보여온 인수·자문 업무에 구조화금융이 더해지며 수익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농협금융그룹과 거래하는 초고액자산가(UHNW; Ultra High Net Worth)의 수가 예전 우리투자증권의 텃밭이었던 우리은행보다 적다. 증권 상품에 대한 이해도도 비교적 낮다. 우리투자증권이 합병 직전 마케팅 역량을 기존 고객 유지 및 이탈 방지에 집중한 배경이기도 했다.

      IB부문도 기존 NH농협증권이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IB업무를 해온 만큼 업무가 겹치는 영역이 있다. 이는 영역 싸움 비화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계약직 비중이 크고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클 NH농협증권 출신 직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막 통합법인이 출범했기 때문에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NH투자증권판 '채널 갈등'도 잠재한 위험이다. 특정 계열 출신 인사들이 자리에서 밀려나며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영업역량만 보면 우리투자증권 출신들이 한 수 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NH농협증권 출신 인원들이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예전 LG투자증권-우리증권 합병 후 LG투자증권 출신들이 주류로 살아남았듯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IB 사업부를 비롯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출신 임원들의 경우, 6개월 한직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한다"며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내부 통합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는 '급여 체계'가 꼽힌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성과급 비율 등이 크게 달랐기 때문에 급여 체계는 인력 통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이 출범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급여체계는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의 두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협의를 선행한 후,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 경영진과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원활히 넘어가지 못한다면 내부 마찰로 인해 통합법인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한참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