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쓸고 간 IPO 시장, 올해도 열기 이어갈까
입력 2015.01.22 07:25|수정 2015.01.22 07:25
    롯데그룹에 뜨거운 관심…롯데리아·교보생명 등 물망
    '깜짝 딜' 없다면 지난해 대비 성장 어려워…해외기업 5곳 연내 상장 준비
    • [01월15일 17:0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화두는 지난 연말 '삼성'이 달궈놓은 뜨거운 분위기를 어떻게 계속 이어가느냐다. 제일모직이 끌어들인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 30조원 중 상당수가 여전히 증시 주변을 맴돌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물론 증시 주변 자금이 많다고 시장이 절로 달아오르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새로운 기업이 상장 공모에 나서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장의 시선은 롯데그룹과 교보생명, 그리고 중국기업을 필두로 한 해외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에도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공모 규모 수천억원의 중량급 거래가 줄줄히 대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 국내 유일의 전업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이 대표적이다.

    •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상장이 성사만 된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대형 거래로 꼽힌다. 이외에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제주항공, NS쇼핑, SK D&D 등 대기업계열 알짜 자회사들의 상장이 준비 중이다.

      그룹 차원에선 롯데그룹이 올해 IPO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리아·롯데건설·롯데카드 등 우량한 비상장 계열사들이 상당수인데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지배구조가 이슈가 되며 자본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시기가 왔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롯데리아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상장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리아는 골칫거리였던 일본 버거킹 매각에 나서며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상장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 롯데건설과 롯데카드의 상장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지만, 악화된 업황을 극복해야 한다. 롯데정보통신은 가장 상장에 적극적이지만 만년 적자 상태인데다 시너지 효과가 미미한 자회사 현대정보기술의 활용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3대 생명보험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의 상장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이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교보생명의 상장 가능성은 점점 구체화됐다. 지분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어피니티 등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주주간 계약을 통해 상장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주관사 선정 등 교보생명이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교보생명의 자본총계는 6조5800억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적용시 시가총액이 6조~7조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이나 교보생명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올해 IPO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의 수요조사 결과 올해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 수는 122곳으로 지난해(120곳)와 비슷했다.

      수요조사 결과는 그 해의 IPO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통계적으로 상장 준비 기업의 70% 가량이 실제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이 중 70%가 심사를 통과해 공모를 진행한다. 이를 대입하면 올해 상장 기업 수는 60곳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다.

      거래소는 올해 코넥스를 포함, 170곳의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스팩 상장을 독려했던 거래소는 올해엔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과 해외기업 국내 상장에 좀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기업은 현재 12곳이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3곳, 중국이 7곳, 필리핀 1곳, 영국 1곳 등이다. 이 중 5곳이 올해 공모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중국기업은 2011년 완리인터내셔널 이후 처음이며,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도 2013년 5월 엑세스바이오 이후 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