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머스크와 격차 더 벌어졌다
입력 2015.01.23 07:00|수정 2015.07.22 10:51
    한신평 "대형선박 확보한 머스크 불황기에 회복 빠른 수익구조 갖춰"
    "한국 선사들 시황 의존도 커"
    • [01월21일 10:1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진해운·현대상선과 세계 1위 선사 머스크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머스크가 초대형 선박을 확보해 불황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린 반면 국내 대형 선사들은 시황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노선이 아시아-유럽 항로에 집중돼 있어 큰 효과를 못 볼 전망이다. 초대형 선박보다는 선박 개량·용선 방식의 에코쉽 확보 등의 투자를 요구받고 있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운업황이 둔화한 2011년부터 머스크와 한진해운·현대상선 간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 2010년 11.7%를 기록했던 머스크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2.4%로 하락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8.0%, 12.0%에서 -7.4%, -5.3%로 급락했다. 2013년에는 격차가 확대돼 머스크와 한진해운·현대상선 간의 영업이익률 차이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수익성을 가른 건 원가 절감 노력이다.

      정혁진 한신평 기업·그룹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수송할 수 있는 대형선박을 활용했다"며 "운항 속도를 줄이면서도 기존 수송 수요를 맞춰 연료사용량을 절감하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2008년 대비 2014년 3분기 수송량 단위당 원가는 머스크의 경우 34%가량 감소했으나, 한진해운·현대상선의 경우 감소 폭이 각각 14%·15%에 그쳤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불황기에도 타격을 덜 받는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무여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선박 수를 늘린다 해도 두 선사가 취항하는 노선 내 경쟁 심화로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수송능력이 향상하는 동시에 가동률 저하·운임하락 등의 영업 리스크가 수반된다.

      정혁진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현대상선은 경쟁 강도가 심한 동서항로에 영업의 90% 이상이 편중돼 있다"라며 "동서항로의 주요 노선 중 하나인 아시아-유럽 항로는 2008년 구주운임동맹(FEFC)이 해체되면서 선사 간 경쟁이 심화됐고,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대형선박에 적합한 항만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최근 인도되고 있는 초대형 선박의 공급도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은 당분간 시황에 의존한 수익구조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단기 채무 상환에 초점을 맞춘 현 수준의 자구계획과 정부의 지원 하에서는, 노후선매각·비수익노선 정리 등 영업 측면의 구조조정이나 선박 개량·용선 방식의 에코쉽 확보 등 경상적인 수준의 투자가 초대형 선대 확보보다 수익성 개선에 보다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