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국부펀드 ICD, 쌍용건설 인수에 나선 까닭은?
입력 2015.01.27 07:00|수정 2015.01.27 07:00
    [Weekly Invest]
    ICD 발주 공사물량 많지만 시공사 없어
    "랜드마크 격 해외공사 진행한 레코드가 주요하게 작용"
    • [01월18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쌍용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의 인수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두바이투자청에서 발주하는 공사물량은 많지만 이를 직접 시공하는 시공사가 없어 쌍용건설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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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건설이 시공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출처: 쌍용건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쌍용건설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두바이투자청은 현재 쌍용건설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내달 초경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관계인집회 일정이 잡힐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2000억원 수준으로 실사과정에서 5%내외의 가격조정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인수금액의 5%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은 납부를 완료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 중 2대 규모인 두바이투자청의 운용자산규모는 약 175조원 수준이다. 두바이투자청이 자체적으로 발주하는 건설공사의 물량이 상당하지만, 이를 직접 시공하는 건설회사가 없다는 점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공사를 발주함에 있어 전략적 투자자(SI) 겸 재무적 투자자(FI)로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두바이투자청은 UAE의 부통령 및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실제로 UAE의 최대규모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경우 중동 최대규모 건설사인 아랍텍을 비롯한 다수의 건설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아랍텍은 UAE 국영기업인 에마르프로퍼티 (Emaar Properties)가 발주한 세계 최대 높이의 버즈칼리파(Burj Khalifa)의 시공과 두바이 국제공항, 두바이스포츠 시티 등 다수의 관급 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오는 2020년 세계종합박람회가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점도 건설사의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하는 인프라구축 및 건축물의 시공을 맡아 줄 업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입찰에선 쌍용건설이 그동안 해외 도시의 랜드마크격 공사가 많았던 점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두바이에선 그랜드하얏트 호텔, 에미리트 타워호텔 등 대형시공을 맡은바 있다.

      쌍용건설의 입장에선, 법정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대외 신인도 및 보증 등과 같은 문제로 입찰 참여가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두바이투자청의 신인도 등을 이용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해외에서 신용보증 등의 문제로 입찰 참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향후 해외시장에서의 대주주의 신인도를 통한 입찰참여가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중동 자금의 신빙성 여부에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벽산건설의 매각 당시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알다파그룹(Al-dafa)이 인수자로 참여한다고 전해졌으나, 잔금납입에 실패해 무산된 바 있다. 국내 건설사를 중동의 자금이 인수를 실패한 전례가 있는 탓에, 비슷한 사례인 이번 인수전 또한 시장에서 이같은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두바이투자청은 이와같은 평가에서 비켜서 있다. UAE의 국부펀드 중 2대 규모이며 확실한 인수 의지와 자금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건설의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법원에선 인수자 측 자금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의 M&A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금증빙이다"며 "법원이 MOU 체결승인과 더불어 제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허가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2월말 또는 3월 초 열리게 되는 관계인 집회가 매각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지난해 8월,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의 변경안에 대해 의결하게 된다.

      쌍용건설은 대한건설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기준 1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매출액 9839억원, 영업이익은 5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채권단이었던 군인공제회(15.57%)·우리은행(15.19%)·한국산업은행(12.27%)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