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매각, 후보 많지만 유력 인수자는 '오리무중'
입력 2015.01.27 07:00|수정 2015.07.22 15:10
    SK-롯데, 경쟁사 이슈·그룹내부 사정 등 고민
    오릭스 및 PEF, 국적과 조달비용 이슈 여전
    효성·한국타이어 등, 컨소구성 여부 관심
    • [01월23일 10: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렌탈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8일이다.

      M&A 시장의 대어(大漁)가 떴다는 매각 초기와 달리 해를 넘기며 인수후보들이 KT렌탈을 대하는 시각과 움직임이 시각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유력 인수자'로 꼽혔던 곳들들 마저 '애매하다, 판단불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얘기만 남길까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SK "경쟁사 도와주기"…롯데 "발목잡는 2010년의 흔적"

      SK네트웍스는 본격적인 매각이 시작되기 전부터 주요 인수 후보로 주목 받았다. 비주력사업이었던 렌터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KT렌탈 인수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SKT-KT 두 통신 공룡의 경쟁관계가 변수다. SK그룹이 KT렌탈을 고가에 인수하면 그룹 계열사(SK네트웍스)가 나서 경쟁회사(KT)를 돕는 모양새가 나온다. SK그룹이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해선 책임있는 의사 결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KT도 "경쟁사에 좋은 기업을 넘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렌탈의 일반렌탈 장비 중 측정기 등에는 KT 내부 IT자료가 저장돼 있다"며 "기밀이 경쟁사로 흘러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롯데그룹은 시간이 갈수록 인수 의지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간 M&A에 돌입하면 통상 자문사를 회사 내 상주시켰다. 이번에는 이같은 준비는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말 인수의향서(LOI) 접수 당시에도 9곳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인 7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KT렌탈의 전신인 금호렌터카 인수에 뛰어든 점도 롯데그룹의 걸림돌이다. 당시 KT-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인수금액은 3000억원. 반면 KT는 KT렌탈의 지분 100% 가치를 1조원까지 생각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인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제2롯데월드 사태' 등 롯데그룹이 처한 상황도 녹록치 않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2010년에 금호렌터가 인수를 담당했던 실무진이 현재 KT렌탈 거래를 맡고 있다"면서 "롯데는 수천억원의 가치 평가가 과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릭스 '일본' 리스크…PEF의 '조달비용'

      일본 오릭스코퍼레이션은 현지 자동차렌탈 2위 업체다. 낮은 조달비용 등으로 인해 핵심 후보로 분류됐다. 한-일 관계가 변수다. 반일감정이 고조될 경우 고객 이탈 혹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때 롯데와의 협력도 언급됐지만 양측은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았다. 대신 오릭스는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 등을 찾아 공동 인수 형태로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일본' 오릭스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PE 등 사모펀드(PEF)는 여전히 KT렌탈 인수 후 신용등급 하락과 이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이 인수 이후 약점이다. 타 후보를 압도할 가격으로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투자 회수(Eixt)'라는 과제를 안고 가야 한다.

      PEF업계 관계자는 "KT렌탈이 이익이 넉넉한 편이 아닌 탓에 배당률을 아무리 높인다 해도 실제 주주 손에 떨어지는 배당금은 많지 않다"면서 "배당 수익이 필요한 PEF로서는 확실한 비용 절감 방안을 갖고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크호스 효성·한국타이어, 자금동원력?…SFA, 인수의지 '물음표'

      효성은 뒤늦게 KT렌탈 매각전에 참여했지만 인수 의지가 강한 후보다. LOI 접수 때 효성그룹만 유일하게 9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다.

      효성은 자금력과 거래종결 능력에 대한 대한 물음표가 붙는다. 패키징 사업부를 매각하고 받은 4000억원으로는 실탄이 부족하다. 효성그룹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의중도 고려해야 해 '의욕을 제외하고 나면 진정한 다크호스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로 KT렌탈 인수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 의지는 큰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 CVC, 어피니티 등에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기업에 속하는 효성과 손을 잡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타이어에서 자동차 부품(한라비스테온공조)에 이어 연관 기업인 KT렌탈로 폭을 넓혔을 때 나올 시너지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SFA는 자금력도 있고 농협 PE라는 투자자도 구했다. SFA는 아이마켓코리아 인수 시도 등 신사업 진출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이미 인수 의지가 많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