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증설 보수적 접근 필요…"R&D 등 기술투자 비중은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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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27일 14:2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이중고에 처했다. 호황기에 대규모 증설투자에 나선 석화업계는 불황 장기화로 수익성은 급감, 투자에 따른 차입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증설보다는 기술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NICE신용평가는 27일 ‘장기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투자활동에 주목한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 현 시점에서는 투자성과가 확실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며 “보수적인 투자 및 재무활동을 통해 재무신인도 유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은 장치산업이기에 투자규모가 크고, 집행기간도 길다. 업체들은 주로 호황기 때 투자를 결정하는 편이다. 투자집행은 그때부터 2~3년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국내 석화업체들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가장 많았던 시기(2004·2011년)부터 2~3년간 설비투자(CAPEX)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시기 차입금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다시 호황기가 와야 차입규모를 줄일 수 있는 투자패턴이 셈이다. 문제는 석화업체들의 수익성이 2011년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현금창출능력은 악화된 반면 차입부담은 가중된 이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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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E신용평가 제공
NICE신평은 “내년에도 수급상 개선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2011년 하반기 이후 하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다운스트림 업체가 업스트림 업체보다 이같은 투자성향이 강했다. 최근 3년(2011~2013년)간 업스트림 업체들의 평균 EBITDA 대비 CAPEX 비율은 0.7배였다. 다운스트림 업체들은 평균 1.9배였다. 삼성정밀화학이 4.1배로 가장 높았다.
북미 석유화학사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주요 북미 화학사 5개사(엑시올·다우케미칼·노바·라이온델바젤·웨스트레이크)의 평균 EBITDA 대비 CAPEX 비율은 0.3배다. 2009년 적자였던 5개사 합산 잉여현금흐름(FCF)이 2013년 80억달러(한화 약 8조6500억원)까지 증가했다. CAPEX 증가폭은 이보다 작았다.
감가상각비(Depreciation) 대비 CAPEX 비율은 1배 내외다. 설비 유지차원의 투자만 이뤄진 수준이다. 국내업체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모두 평균 2.5배 정도다.
북미업체들은 매출의 4%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 석화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업체들이 범용제품 제조사에서 정밀화학사로 거듭나면서 R&D의 중요성이 커진 모습이다. 국내업체들은 매출액의 1% 정도만 R&D에 투입하고 있다. NICE신평은 국내업체들도 북미나 일본업체처럼 기술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호준 NICE신평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사는 설비 운용능력에서는 탁월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원천기술은 대부분 해외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양적성장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제품고도화를 위한 R&D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