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회장 “産銀법 개정안, 정책금융 역할 위축 우려”
입력 2015.01.28 15:48|수정 2015.01.28 15:48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신년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정부 손실 보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달금리 상승 우려
    금융 자회사 패키지 매각 논의 없어…정부와 협의해 결정
    • [01월28일 15: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여의도 본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운영계획을 밝히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 회장은 “최근 추진 중인 산업은행법 일부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과감하게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및 대우조선해양 등 자회사에 대해선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와 협의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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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아래는 일문일답 전문.

      - 2월 1일이면 통합 산업은행이 출범한지 한 달째다. 내부적으로 정책금융공사 및 산은금융지주와의 융합을 어떻게 평가하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책금융공사 직원 중 산업은행 출신, 공개 채용 직원, 경력직이 각각 3분의 1씩 차지하고 있다. 산업은행 출신은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공채 및 경력직원도 화학적 융합이 되고 있다. 공사 직원들의 업무 연관성과 본인 희망을 고려해 업무에 배치했다.”

      - 산업은행이 정부에 대해 무배당 정책을 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최근 상법이 개정되면서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해선 배당을 못하게 됐다.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지만 검토 결과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 상당 부분 있어서 당분간은 배당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에 결산순손실금 발생시 정부의 손실 보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향후 산업은행의 신용도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데 그에 대한 생각은?

      “현행 법엔 ‘결산순손실금이 발생할 경우 회계연도마다 적립금으로 보전하고 부족할 경우 정부가 보전한다’고 돼 있다. 개정안에선 ‘정부가 보전한다’는 부분을 ‘정부가 보전할 수 있다’로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글자지만 정책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조정 및 조달 금리 상승이 일어날 개연성이 크다.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과감하게 위험 감수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무역보험공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담보대출에 대한 손실은 어떻게 회복할 계획인지?

      “모뉴엘의 경우 대부분 무역보험공사의 보증보험을 근거로 대출이 나갔다. 이 문제는 다른 금융기관과 함께 상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물론,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서 타결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서 대응할 예정이다.

      - 앞으로 기술금융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여신 심사와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여신 심사와 관련해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부족했던 측면이 있어 부실이 많이 이뤄지고 손실이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기업의 경우 계열 여신을 심사하는 프로세스를 따로 만들어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수 등급의 기업에 우선적으로 대출을 하되,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데이터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부실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 정부가 산업은행에 자본금을 2조원 이상 보강해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도로공사 등 무수익 자산에 대한 출자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산업은행 통합으로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무수익자산이 이전됐고 BIS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했다. 정부가 무수익 자산을 많이 출자할 것이란 예상이 있는데 산업은행은 정부에 배당을 무수익 자산 외에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도 많이 섞어서 출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자본이 확충되면 추가로 투융자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 앞으로 산업은행은 시장형 금융정책기관 역할을 하게 될 텐데 대우증권이나 산은캐피탈 등 자회사를 바람직하게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은?

      “지난 2013년 정부는 통합 산업은행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은 매각하고 대우증권은 정책적인 면을 고려해 추후 매각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우증권은 시장 여건이 형성되는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매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돼야 한다. 다른 금융 자회사의 경우에도 매각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

      - 대우증권과 다른 금융사를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지?

      “은행 차원에선 논의한 바 없다. 묶어서 매각할지 개별 매각할지는 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다”

      -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자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행 상황을 알고 싶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엔 오릭스와 파인스트리트가 참여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3월까지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5월까지는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입찰 금액과 자금 조달 구조, 현대증권 향후 운용 계획 등을 고려해 매각할 계획이다.”

      - 여전히 해운 업황이 좋지 않은데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개시 시점은 언제인지?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표명한 곳이 있는지?

      “유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관련 해양 구조물에 대한 사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조선회사들이 굉장히 힘들다. 이런 상황은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턴어라운드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매각은 가격도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감안해 매각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산업은행이 잘못해 그룹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산 헐값 매각, 무리한 자율협약 등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준기 회장 입장에선 그렇게 말씀할 수도 있다. 반박을 할 수도 있지만 구조조정 일반 원칙에 대해서 말하겠다. 구조조정은 어떻게 해야 수익성을 회복해 정제된 기업으로 태어나느냐가 핵심이고 동부그룹 역시 그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이 지난 2013년 산업은행에 자산을 매각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희망가격과 시장 평가의 차이가 너무 컸다.”

      - 서강대 출신인 점을 들어 서금회 멤버라는 보도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서강대를 다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서금회라는 조직이 있고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 산업은행 회장 직을 맡기 전에는 학교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금융 모임에 나갈 이유가 없었고, 현재도 서금회에 가본 적은 없다.”

      - 대우건설에 대한 감리는 금감원이 무리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감리 진행 상황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고,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