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CEO 곧 임기만료…産銀의 선택은?
입력 2015.01.29 07:00|수정 2015.07.22 13:55
    [Weekly Invest]
    고재호 현 사장,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선방…대규모 가스선 수주 성과도
    등급하향·노조갈등·매각추진 등 변수…김연신 전 성동조선 사장 하마평
    • [01월25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가 곧 끝난다. 대우조선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선방했다. 고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이유다. 한편에선 새 인물에 대한 하마평이 나온다. 변화가 필요하단 얘기다. 키를 들고 있는 산업은행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재호 사장의 연임은 확실시해 보였다. 조선업계 불황 속에서 대우조선은 나름 선방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조 단위의 손실을 기록했고, 삼성중공업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등 체면을 구겼다. 반면 대우조선은 고 사장이 취임한 2012년 이후 4000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LNG선 대규모 수주는 눈에 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선 37척을 수주했다. 세계 LNG선 발주 물량 66척 가운데 절반 이상이다.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선 쇄빙LNG선 15척을 일괄수주 했다. 47억달러 규모로 조선업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수주액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149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1월 말까지 수주목표의 70% 남짓을 달성했다. 12월이 조선업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12월에만 전체 수주량의 30.8%인 46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를 돌파했다. 새해 들어서도 가스공사와 8억달러 규모의 LNG선 4척 수주 계약을 맺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비수기인 12월에만 전체 수주량의 30%를 수주하며 목표를 달성했다"며 "일각에선 연임을 앞둔 고재호 사장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고 전했다.

    • 그런데 지난해 연말 들어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 있었던 좋지 않은 사건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연임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지만 회사의 신용등급은 오히려 강등됐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라는 구조적 문제이긴 하지만, 등급하향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있었던 납품비리 논란도 부담이다. 임직원들이 납품 업체를 상대로 35억원의 금품을 받았다. '주인 없는 회사'이다 보니 내부 감사 시스템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고 사장 취임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고 사장이 내부출신인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노조와의 관계도 변수로 떠올랐다. 고재호 사장은 그 동안 노조와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통상임금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대우조선해양 노사 양측은 200%의 설·추석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키는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들고 있다. 산업은행은 실적뿐만 아니라 평판·협상력과 같은 무형의 리더십도 연임여부의 평가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

      앞서 전임 사장이었던 남성태 사장도 2006년 취임한 뒤 글로벌 경영위기에도 회사를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2년 3연임에 실패했다. 당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내세운 교체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오르지 않아 시가총액이 제자리걸음이었다는 것이다. 남 사장 취임 당시 5조2000억원이었던 대우조선 시가총액은 현재 3조원대로 떨어졌다.

      매각 추진 여부도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을 대표에 앉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일찌감치 새 인물에 대한 하마평이 나온다. 김연신 전 성동조선해양 사장이 주인공이다. '대우맨' 출신인 김 전 사장은 대우조선에 입사, 선박영업과 오슬로지점 주재원 등을 맡았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는 경기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고재호 사장의 임기가 3월에 끝나는 만큼 대우조선은 조만간 사장추천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올 한해는 대우조선에 있어 또 한번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홍 회장의 선택에 금융시장은 물론 조선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