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업다각화 전략 지속… 제2 하이닉스 효과 기대
KT, 과거 비통신 확장 후유증…비핵심 계열사 구조조정+통신 본업 강화
LG유플러스, LTE 효과 둔화에 '탈통신' 대응…“M&A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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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0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성장정체에 빠진 이동통신 3사가 각기 다른 생존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업다각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제2 하이닉스 효과’를 노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추진동력이던 롱텀에볼루션(LTE)이 보편화되자 ‘탈통신’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반면 과거 비통신사업 확장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KT는 통신 본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각사의 전략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통3사의 매출성장 둔화는 지난해 더 확연해졌다. SK텔레콤만 매출이 늘었다.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한 때 성장동력이 돼준 LTE도 보편화됐다. LTE 덕을 봤던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꺾인 배경이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과 KT는 영업이익이 하락세다. LG유플러스도 2013년과 달리 6.3%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시 새로운 성장젼락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통신사업에 대한 전략은 거의 같다. 이통3사 모두 기본적인 기술력 향상과 더불어, 사물인터넷(IoT)과 헬스케어 등 통신기반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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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신사업 전략은 다르다.
SK텔레콤은 일찍이 추진해온 사업다각화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성공사례가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만으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지분법이익만 9164억원이다. 통신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회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재에도 꾸준히 스몰딜(Small Deal)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2013년 나노엔텍(헬스케어)에 이어, 지난해 네오에스네트웍스(보안), 아이리버(스마트 앱세서리)를 차례로 인수했다.
최근엔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플랫폼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6월 위치기반 모바일 플랫폼인 ‘시럽(Syrup)'을 출시했다. 9월에는 미국 모바일 커머스플랫폼 업체인 샵킥(Shopkick)을 인수했다. 올초 SK플래닛 출신인 장동현 사장이 SK텔레콤의 수장이 된 것도 플랫폼사업의 힘이 실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년말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5조원까지 꼴어올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비통신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통신사업에 가장 집중한 곳이었다. 공격적인 LTE 투자를 바탕으로 ‘추격하는 3위’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무선시장 점유율은 20%대까지 늘었고, 실적도 상당히 개선됐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LTE가 일반화되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탈통신’을 강조하면 새 먹거리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된 배경이다. 김영섭 부사장(CFO)이 23l일 컨퍼런스콜에서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높다.
최근 티몬 인수를 검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도에 포기했으나, 시장에는 충분한 신호를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티몬 인수를 검토한다는 말이 나온 직후, 업계에선 기존 전자결제사업(페이나우)과 시너지를 노린 전략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KT는 정반대다. 과거 비통신사업을 확장했던 부작용을 겪었다. 이석채 회장 시절 56곳까지 늘어난 계열사 대부분이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그 사이 KT의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황창규 회장이 지난해 취임 직후 구조조정을 시작한 배경이다. KT는 직원 8000여명의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1조원이 넘는 퇴직금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부실 계열사들은 매각, 합병, 청산 등을 통해 정리 중이다. 실적이 양호한 KT렌탈과 KT캐피탈까지도 매물로 내놓으며 비통신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대신 본업인 통신사업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황 회장이 “통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상황이다. 회사는 5G 응용기술 및 IoT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통신사업을 근간으로 한 5대 미래융합사업(헬스케어·스마트에너지·보안·미디어·지능형 교통관제) 육성에도 한창이다.
다만 일각에선 경쟁사들은 비통신사업을 강화하는데 KT만 KT렌탈 등 사업성이 충분한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강행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통신시장이 성숙화한 상황에서 각사는 비통신사업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실적은 물론, 업계내 주도권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