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구조조정 '의지' 보였지만…"앞으로가 문제"
입력 2015.02.05 07:00|수정 2015.07.22 10:49
    자구계획안 초과 달성 전망
    현대상선 수익성 회복이 여전히 '과제'
    • [01월30일 08: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구조조정의 단추는 잘 끼웠다. 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구조조정이 되진 말아야 한다."

      현대그룹의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현대그룹이 2013년 말 발표한 자구계획안을 이르면 올 1분기에 완료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현대상선 LNG 운송부문·현대증권 매각 등 구조조정에 적극적이었다. 그럼에도 순차입금 규모는 3조원 후반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선사(현대상선)의 특성을 고려해도 높은 수치다.

      시장에선 현대그룹이 1년 반 만에 자구계획안을 마무리하며 일단 구조조정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해도 차입금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 반문도 나온다.

    • 현대그룹은 지난해 초 총 3조34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를 매각해 최대 1조원을, 현대상선 항만터미널 사업·벌크 전용선 부문 사업을 구조조정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주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3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2380억원)가 완료되고 현대증권 매각(최소 4000억원 현금유입 예상)이 성공할 경우, 현대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초 600%에서 300% 후반대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지속 여부는 현대상선에 달렸다. 여전히 수익성이 개선될 만한 뚜렷한 요소는 눈에 띄지 않는다.

      최상의 여건을 가정했을 때 현대상선이 올해 거둬들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000억원 수준이다. 유가하락 지속 속에서 유류비를 절감하며 영업이익을 상당 폭 개선한다는 시나리오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컨테이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소폭 기대되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00억원 적자를 본 벌크선 부문의 적자 폭이 줄어들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벌크선 부문 실적회복을 위해서는 철광석·석탄 등의 물동량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이 철강 재고정리에 들어가면서 벌크선 사업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친환경 규제로 석탄 물동량도 늘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연간 3000억원을 거둬들여도 차입금 중 5%(대략 2500억원)는 이자비용으로 써야한다. 향후 수 년 동안은 최적의 해운업 여건이 뒷받침 돼야만 지난해 9월말 연결 기준으로 4조원대의 차입금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상선 실적회복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은 신용등급 추가하락의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신용등급이 BB0로 떨어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구계획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등급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회사채를 상환하며 버티는 구조가 아닌, 금융기관에서 정상적인 차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영업력이 회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파악이 어렵지만 3월 유증이 완료되고 1분기 내로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