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切齒腐心) 씨티證, 현대차 신뢰 회복할까
입력 2015.02.10 07:00|수정 2015.02.10 07:00
    6일 정몽구·정의선 父子 글로비스 지분 13.4% 매각 완료
    씨티證, 대표주관 내려놓고 백스탑 체결까지
    "현대車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 결과"
    • [02월06일 11:1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父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에 성공함에 따라 매각주관을 담당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잃었던 현대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씨티증권은 지난달 지분 매각실패 이후 '단독' 주관 자리를 내려놓고, 본사의 승인이 필요한 백스탑(Back-stop; 실권주 인수계약) 조건도 제시하는 등 절치부심(切齒腐心)하는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6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13.4%(520만2170주)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을 완료했다. 매각주관은 씨티증권과 NH농협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했다.

      지난달 추진된 블록세일에선 씨티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았으나 결국 실패했다. 매각실패로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패만 시장에 보여준 모양새가 됐고, 글로비스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 일각에서 소송이 언급될 정도로 현대차그룹과 씨티증권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관전평이 나오기도 했다.

      씨티증권은 이번 거래에서 백스탑을 체결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투자자 확보에 실패할 경우 실권주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는 주로 마케팅 기능만 하고 실제 인수를 위한 북(book)은 없거나 크지 않다. 1조원 단위 규모의 거래에 대한 백스탑은 본사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단독 주관의 지위도 내려놨다. 실패의 주 원인이었던 국내 투자자 모집을 위해 NH투자증권이 합류한 것이다. 이번 거래에서 국내투자자와 해외투자자의 주식 배정 비중은 55대 45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씨티증권이 지난번 보다 낮은 할인율로, 백스탑 조항까지 체결한 것을 보면 현대차의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현대차와 씨티증권의 관계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