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나홀로 최대실적 경신…불확실성 큰 반도체가 버팀목 역할
D램시장 안정화로 하이닉스 성장세 주춤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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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06일 09: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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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조감도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이제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주춤한 상황에서 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그룹 입장에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D램 시장의 안정화로 SK하이닉스가 과거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변동성이 큰 산업인 동시에 업계 1위가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다. 그만큼 SK그룹의 안정성도 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하이닉스 영업익 5조 돌파…주요 계열사 주춤한 가운데 나홀로 분전
SK하이닉스는 2013년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단숨에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로 부상했다. 1년 후 회사 영업이익은 5조원을 넘어섰다. SK그룹의 주축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들이 주춤한 가운데 나홀로 빛났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산업의 업황둔화 및 4분기 유가급락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37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정유사업 영업손실만 9919억원이다. 회사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이라는 언급과 함께 올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정체된 상태다. 롱텀에볼루션(LTE)이 잠시 이동통신시장의 숨통을 틔웠으나, 이마저 보편화됐다.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SK하이닉스의 지분법이익이 아니었다면 실적 부진은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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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몸집을 줄였고, 수익성은 떨어졌다. 렌트카·면세점·패션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나, 아직 비중이 작다. SK가스·건설·해운 등 몇몇 계열사의 수익성은 개선되는 상황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SK이노베이션 한 곳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도 역부족이다.
◇ 불확실성 큰 반도체만 믿기엔 불안…SK이노베이션 등 나머지 계열사 회복 중요해져
SK하이닉스가 지금 같은 성장을 보인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 D램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의 과점체제다. 치킨게임이 종결되면서 승자들의 수익성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가파르게 성장해온 SK하이닉스의 경우엔 성장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가 정점이었고 이제는 산업 전체가 안정화되는 국면”이라며 “올해도 영업이익은 늘긴 하나 성장성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변동성이 큰 산업특성도 늘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사업은 업황 및 수급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진다. 꾸준히 '조(兆)' 단위 투자가 받쳐줘야 한다. 경쟁강도는 세다. D램시장이 과점임에도 각 업체들은 미세공정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난도 기술에 먼저 도달할수록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증설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7라인 D램 증설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진행 중인 M14 신규라인 증설은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당장 공급과잉 이슈는 없으나, 하반기 이후 시장구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존재감만 커지는 것이 반길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나 나오는 배경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큰 반도체사업이 주축이 됐다”며 “지금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안정화됐으나, 수익성이 안정적일 것이라고는 단언할 순 없다”고 밝혔다.
다른 주력 계열사들의 회복이 중요해졌다. 가장 덩치가 큰 SK이노베이션의 실적개선이 관건이다. 실적악화의 주범인 유가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시장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정유·석화산업의 장기불황 국면은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런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얼마나 수익성을 향상시키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