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륵'된 포스코플랜텍
입력 2015.02.12 07:00|수정 2015.02.12 07:00
    포스코 지분율 73.9%로 증가…올해부터 연결대상 편입
    9분기 연속 적자기록…지금까지 투자금액 5500억
    권오준 회장 "내후년부터는 영업익 낼 것"
    • [02월09일 17:1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포스코플랜텍을 두고 포스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차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턴 포스코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은 권오준 회장이 내세운 '재무구조 개선',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와 배치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투입된 비용이 많아 이제와서 지원을 멈추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지난해말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에 총 290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 합계 지분율은 기존 40%대에서 73.9%로 증가했다. 지분율 증가로 포스코플랜텍은 기존 포스코의 지분법 적용을 받는 기업에서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최근 9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만 1286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4분기 영업손실 54억원 기록 이래 영업손실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 투자자 입장에선 불만이다. 매년 적자가 커지는 기업에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됐고, 이제는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향후 포스코플랜텍 실적 개선 전망은 밝지 않다. 해양플랜트 등 전방산업 업황이 부진하고 계열사 투자도 지연되고 있다. 2012년말 2조2455억원이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9월말 기준 5547억원으로 급감했다. 2014년초 'A-(안정적)'였던 포스코플랜텍 신용등급은 지난해말 BBB급으로 떨어졌다.

      포스코플랜텍의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한 비용을 생각하면 포스코가 쉽게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3월 포스코플랜텍 전신인 성진지오텍 지분 40.38%를 1593억원에 인수했다. 같은해 10월 포스코건설을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799억원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해에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연초와 연말에 각각 253억원, 29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해 전체 투자규모는 5500억원에 이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기존 재무구조 개선이나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는 배치된다"며 "이미 투자한 자금이 수천억원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포스코플랜텍의 사업규모를 축소한 뒤 포스코와 합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포스코플랜텍 손실 폭을 줄이고 내후년에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며 "그룹 내에서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해 울산에 있는 해양 관련 설비는 핵심 기능만 남긴 뒤 최소화하고, 포항에 있는 철강 설비 관련한 비즈니스로 영업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이 컸던 것은 일회적 성격의 해외 프로젝트 대규모 손실 등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실적에 큰 손실을 털었기 때문에 향후 적자폭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