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차량용전지 적자지속…원인불명에 투자자는 '답답'
입력 2015.02.13 07:00|수정 2015.02.13 07:00
    중대형 전지 사업부, 연간 2000억 규모 적자
    투자자 "수주규모나 턴어라운드 시점 알려달라"
    삼성SDI "고객사 정보라 공개 힘들어"
    • [02월10일 15:2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SDI의 차량용 전지 사업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회사는 현재 수주 상황이나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SDI의 불확실성 증가에 답답해하고 있다.

      차량용 전지는 삼성SDI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다. 삼성그룹이 2010년에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다. 지난달에는 중국 산시성에 대형 공장 건설을 위해 산시성 정부, 안경환신그룹과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SDI는 BMW, 크라이슬러 등에 차량용 전지를 납품하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독일의 폴크스바겐으로 공급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 사업확장에도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에선 밝히고 있진 않지만, 증권업계에선 차량용 전지 사업이 포함된 중대형 전지 사업부의 한 해 영업손실을 2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에도 15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작은 수주규모와 낮은 계약 단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주 규모 자체가 작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낮은 단가로 계약을 맺다 보니 매출은 늘어도 영업손실은 줄어들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새롭게 부임한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조직슬림화와 중대형 전지 분야 해외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더불어 중대형 전지 사업부에 삼성전자 시스템LSI 출신의 정세웅 부사장을 영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실무형 부사장으로 앞으로 중대형 전지 사업부의 공정 최적화 등 원가 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내에선 당장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을 비롯해 동종업계 기업들 대다수가 차량용 전지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 삼성SDI도 예외일 수 없다는 분석이다.

      회사의 묵묵부답은 더 투자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매년 사업부 적자가 이어지는 데 회사 측에서 정확한 수주규모나 턴어라운드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실적 자료에서도 중대형 전지 사업부만이 매출액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 확대 및 성공적 수주활동에 나섰고,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만 제시됐다.

      일부 증권사 연구원들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의 기업설명회(IR)에서 구체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을 가르쳐 줄 수 없다면, 적어도 현재 수주규모나 사업부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밋빛 전망만 믿고 투자에 나설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수주상황이나 턴어라운드 시점 등이 고객사와 밀접하게 연관된 정보이다 보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서 밝힐 수 없는 부분이 많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