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매각 10개월만 원위치…"매각과정 순탄치 않았다"
입력 2015.02.17 07:00|수정 2015.02.17 07:00
    아주그룹 "기업가치·가격차 등이 매각 철회 배경"
    6개월 간 협상 진전 없어…"아주산업,기다릴만큼 기다렸다"
    아주캐피탈, 2014년 당기순이익 365억원…90% 이상 늘어
    • [02월13일 16:5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아주산업이 아주캐피탈 매각을 결정한지 10개월 만에 결국 매각 중단 및 철회를 선언했다. 재매각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J트러스트와의 협상은 기간은 길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은 13일 공식자료를 통해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와 가격부문에 대한 입장차, 일본 자본에 대한 정부, 고객,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우려와 불안 증재, 회사 전략 제시 등의 사유가 주된 철회 배경"이라고 말했다. J트러스트로 매각 협의 과정에서 어느 곳 하나 의견 일치를 본 게 없었다는 얘기나 다름없는 설명이다.

      J트러스트는 지난해 11월 경쟁 후보였던 러시앤캐시보다 수백억원 높은 4600억원을 인수가로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잡았다. 국내 여신업계 2위의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소비자금융부문을 넓히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아주산업과 J트러스트는 지난해 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그러나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인수 진행을 이유로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아주산업은 J트러스트의 사정을 감안해 줬다고 전했다.

      올해 1월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이뤄지자 아주캐피탈 매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아주캐피탈의 조달비용 절약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빨리 새 주인을 찾아야 했다. JB우리캐피탈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늘리며 아주캐피탈의 업계 2위 자리를 위협해오고 있었다. J트러스트는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매각에 참여한 관계자는 "J트러스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매번 다른 이유를 대가며 차일피일 거래 진행을 늦춰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말 양측은 주식매매계약서의 초안도 주고 받았지만 J트러스트의 소극적인 태도에 지친 아주산업은 결국 매각을 철회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른 관계자도 "J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을 너무 비싸게 산다는 얘기가 나오자 부담을 느낀 거 같다"며  "양측이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터라 J트러스트가 점점 소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J트러스트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J트러스트가 대주주로 있는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명확한 배경은 알 수 없다"며 답을 회피했다.

      아주산업은 매각 추진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매각을 주관해온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아주산업에 '회사를 추스린 후 다시 방향을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아주산업은 사업 재편 계획에 따라 아주캐피탈 보유 지분(74.16%) 매각을 추진해왔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영업수익 7991억원, 당기순이익 3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2013년보다 0.9% 늘었지만 영업비용은 2.3% 감소해 당기순이익이 급증했다. 개인금융과 중고차금융 등 아주캐피탈이 추진해 온 신규 사업들이 자리를 잡았고 아주저축은행도 2012년 인수 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