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리스크 때문에"…한화에너지 채권발행 '난항'
입력 2015.02.17 07:00|수정 2015.02.17 07:00
    3월중 최대 1500억 회사채 발행 추진
    대형 증권사들, 발행주관 맡기 꺼려해
    "기관투자가들 '한화' 회사채 안산다"
    • [02월16일 11:3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한화에너지가 예상치 못한 시장 반응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그룹의 우량기업으로 꼽히지만, 주요 증권사들이 발행 대표주관을 맡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그룹 리스크 부각으로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 회사채 발행은 주관사 선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내달 중 1000억~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5년·7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기관투자가 수요 확보가 순조롭지 않을 것을 예상해 발을 빼고 있다. 연초 회사채 공급 부족 상황에서 대형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먼저 백기를 들고 나섰다.

      복수의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기관투자가들이 한화그룹 회사채를 투자 가능 목록에 담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한화에너지의 신용등급 전망은 지난해 11월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NICE신용평가는 "그동안 한화에너지는 주요 계열사와 직접적 지분관계가 없어 비금융 계열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이 부여됐다"라며 "삼성계열사 인수로 계열 차원의 투자에 자금조달원으로 참여하며 계열과의 재무적 관련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케미칼(신용등급 A+)도 1030억원어치를 회사채를 우여곡절 속에 발행했다. 지난달 27일 수요예측 때 유효수요로 집계된 규모가 830억원에 불과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한화케미칼의 회사채 개별민평(민간 채권평가사가 집계한 금리평균)에 58bp(1bp=0.01%포인트)나 가산한 금리를 원했다. 한화케미칼은 청약일 당일 모자란 투자수요를 채워 채권을 발행했다.

      증권사들은 산업은행의 인수단 참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산은의 참여시 증권사들이 확보해야 하는 투자수요가 줄어드는만큼 산은의 지원여부를 유심히 관찰 중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케미칼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한화에너지 정도면 발행이 수월하지 않겠냐는 의견과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라며 "대형증권사들마저 주관사 참여를 꺼리고 있어 참여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조달 자금 중 절반을 4월17일 만기도래하는 공모채권 5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은 삼성계열사 지분 인수대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케미칼과 함께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공동 인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