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도 못 찾았는데"…계열사 짐만 떠안은 GS리테일
입력 2015.02.17 16:00|수정 2015.02.17 16:00
    주력사업 하향세에 드럭스토어 등 신규사업마저 부진
    M&A 의지 밝혔지만 KT렌탈 후보 일찌감치 탈락
    "오너 일가 부담 줄이기 위해 기업가치 훼손" 지적
    • [02월17일 15:1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실적 부진 고민이 깊어진 GS리테일이 GS그룹 오너 일가의 부담마저 떠안게 됐다.

      GS리테일은 주력사업 부진으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유력후보이기만 할 뿐 그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기로 했다. 오너 일가의 파킹(Parking)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GS리테일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주력사업 부진에 신규사업까지 발목…M&A 성과도 없어

      GS리테일은 GS그룹 유통사업의 주력사로 신용등급 AA의 우량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4조962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43억원으로 7.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5% 하락했다.

      주력사업인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 경쟁사들이 내실경영에 방점을 찍었던 데 반해 GS리테일은 업계에서 매장 수를 가장 많이 늘렸다. 이에 비용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규제 산업으로 분류된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 영업이익이 급감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장기화, 규제 강화 등 사업환경이 불리해지는 상황에서 GS리테일은 여러 신규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드럭스토어인 왓슨스코리아(옛 GS왓슨스)는 CJ올리브영에 이어 업계 2위지만 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던킨도너츠에 도전장을 던진 미스터도넛은 사업 시작 7여년만에 철수했다. 미스터도넛 역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2013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다. 매번 빅딜(Big Deal)의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거기까지다. 올해 빅딜로 꼽히는 KT렌탈 매각에서도 일찌감치 발을 뺐다.

      ◇ 파르나스호텔 인수 시너지 의문…"오너 일가 부담 전가로 기업가치 훼손"

      이런 와중에 GS리테일은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격만 7500억원이 넘는다. 2014년 9월말 기준 GS리테일의 보유 현금성자산은 3737억원이다. 외부차입이 불가피하다. 시장에선 인수 부담을 차치하고서라도 시너지 발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문을 갖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파르나스호텔이 연간 600억원가량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고 있지만, GS리테일이 영위하는 편의점, SSM, 드럭스토어 등과는 사업적으로 거리가 멀다"며 "이번 M&A가 GS리테일이 밝힌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매각 협상을 중단했다. 시장에선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진성매각(True Sale)에 물음표를 달았다.

      서울시는 삼성동 일대를 업무·상업·문화·관광기능을 겸비한 복합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파르나스호텔은 코엑스에 위치해 개발 효과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된다. 파르나스호텔이 지닌 상징성과 향후 개발이익을 고려하면 GS건설이 매각 보다는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문제는 이 부담을 GS건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상장사' GS리테일이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GS건설은 GS그룹 기업집단으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지주회사인 ㈜GS와는 무관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GS그룹 오너 일가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그룹 오너 일가의 의지로 GS리테일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GS리테일 입장에선 보유현금 소진과 외부차입 부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마저 뺏긴 셈"이라며 "몇 년 전에 비해 GS리테일이 이런 상황을 감당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너 일가 기업을 살리는데 상장기업을 동원했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로 불거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