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램 공세 강화說에 반도체·금융업계 촉각
입력 2015.02.24 07:00|수정 2015.02.24 07:00
    삼성전자, D램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
    반도체 업계 "삼성전자 움직임 예의 주시"
    • [02월23일 08: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전자발(發) D램 시장 지각변동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반도체 업계에선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가 D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경쟁사들간의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

      지난해엔 D램 업체 모두 행복한 한 해였다. D램 시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회사 중심의 과점체제가 형성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세우는 등 과점체제 형성의 수혜를 누렸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공급물량 확대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갔지만, 경쟁사는 아직 25나노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D램 분야의 기술력 차이가 과거 어느 때보다 벌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 경쟁사들이 상대적으로 덜 치중했던 PC용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치킨게임이 재현, 경쟁사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점유율 확대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점유율이 회사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PC용 D램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누리는 이익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그간 소홀했던 PC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공급 물량 확대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에 일부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롱(long)을, 반대로 SK하이닉스를 숏(short)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에 베팅을 한 것이다.

      아직까진 PC용 D램 가격이 다소 하락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가격하락이 사이클 변화에 따른 것인지, 삼성전자의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가격하락이 2분기에도 지속된다면, 삼성전자의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세에 나설지는 미지수란 견해도 있다. 이미 시장이 안정화된 상황에서 굳이 가격 하락을 유도하면서까지 점유율 싸움을 벌이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과거 치킨게임을 벌이던 시절처럼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점유율 싸움을 벌이 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이런 잡음이 나오게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공세에도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당장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PC용 D램 시장을 제하더라도 서버 시장과 모바일 D램 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있어서다. 당장 올해 2분기에는 갤럭시S6, G4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D램 공급 확대설이 삼성전자의 계산된 심리전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술력이라는 '칼'을 쥐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단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