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출신' KT렌탈 임직원들 "KT보단 롯데 선호"
입력 2015.03.04 07:00|수정 2015.07.22 15:09
    [Weekly Invest]
    KT 인력 구조조정으로 돌아갈 자리 없어
    렌터카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 존재
    • [03월0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렌탈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그룹이 선정되면서, KT 출신 직원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KT는 지난 2010년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팀장급 인력을 KT렌탈에 보냈다. 더불어 이들에겐 원할 경우 다시금 KT로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이 주어졌다.

      KT렌탈이 KT 품을 떠나게 되면서 이들의 거취도 자연스레 관심사가 됐다. 현재 KT에서 온 상당수 직원은 KT렌탈에 남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친정에 돌아가려고 해도 마땅한 자리가 없다. 지난해 상반기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하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본사 및 계열사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 2만3000명이 대상이었다. 팀장 자리도 크게 줄었다. KT출신 팀장 중에서 친정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자리가 없어서 못 돌아가는 상황이다.

      팀장 직위를 포기하고 팀원으로 가기에도 망설여한다는 후문이다. 팀장들 상당수가 팀장 자리를 내놓으면서까지 KT로 돌아가는 데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임금 수준은 KT보단 못하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힘이 생기는 조직이다"라며 "구조조정도 잘 하지 않아 팀장 이상 직급에선 KT보다 롯데가 일하기엔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굳이 KT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 이유다. 렌터카 업계 1위인 KT렌탈은 후발 업체인 AJ렌터카, 현대캐피탈과는 10% 이상 시장점유율 격차를 갖고 있다.

      수익성은 꾸준히 향상됐다. KT가 금호렌터카를 인수한 2010년 47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두 배 이상 신장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매년 승용차등록대비 렌터카비율이 증가하면서 렌터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KT는 인수후보자에게 제시한 자료에서 KT렌탈 매출이 향후 4년간 2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내부적으론 롯데가 인수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데에 반기는 분위기다.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가 선정된 데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한국타이어보다 자금 사정이 나아서다.

      롯데도 KT렌탈 직원들 마음 잡기에 나섰다. 롯데는 KT렌탈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직후 회사가치 및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안 하겠다고 밝혔다. KT렌탈 직원들은 롯데가 공식적으로 구조조정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힌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KT렌탈 직원은 "내심 FI보다는 SI가 되기를 바랬다"며 "롯데가 직접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안 하겠다고 밝힌 만큼, 고용에 대해서 현재까진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이번 인수 결과에 대해서 차분한 분위기다. 그간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 할 일 열심히 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KT렌탈 직원은 "여러 차례 M&A가 이뤄지다 보니, 조직 자체가 변화에 대해서 잘 적응하는 편이다"며 "지금까지 금호, KT 출신들이 어우러져 일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만큼, 롯데로 넘어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